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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한국축구, 심상찮은 ‘위·아래’ 동반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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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는 예선부터 고전

청소년 연령 대표팀 더 심각…U-16·U-20 잇단 예선 탈락

한국 축구가 세계가 아닌 아시아 무대에서도 힘겨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고전하는 동안 각급 연령대 대표팀의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청소년 대표팀의 국제무대 경쟁력 약화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어둡게 할 수 있어 종합적인 진단과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축구 각급 대표팀의 2016년 성적표는 썩 좋지 않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월드컵 최종예선을 본격적으로 준비한 지난 6월 이후 A매치 6경기에서 3승1무2패를 기록 중이다. 6월 유럽 원정에서 스페인에 1-6으로 대패를 당했고,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지난 11일 이란에 0-1로 졌다. 슈틸리케호는 월드컵 최종예선 4경기에서 수비 불안을 드러내며 조 3위로 떨어진 상황이다.

청소년 연령대 대표팀의 부진은 더 심각하다. 지난달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축구는 조별예선에서 1승1무1패를 기록하며 탈락했다. 2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에서 한국이 본선에 올라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20년 만이다.

이어 현재 바레인에서 진행 중인 AFC U-19 선수권대회에서도 한국은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다. 바레인·사우디아라비아와 2승1패로 성적이 같았지만 세 팀 간의 공방에서 밀려났다. 이 대표팀은 내년 5월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을 겨냥해 대한축구협회가 오랫동안 공들여왔다. 2014년 12월 안익수 감독을 선임하고 여러 차례 해외 전지훈련과 각종 국제대회에 나서며 준비했지만 아시아 8강에도 들지 못했다. 결국 축구협회는 월드컵 개막을 채 7개월도 남겨두지 않고 지난 24일 안익수 감독을 사실상 경질했다.

성인 대표팀부터 청소년 대표팀까지 아시아 무대 부진이 단순히 시기적으로 겹쳤다고 볼 수만은 없다. 최근 아시아 각국들의 실력이 높아지는 상황 속에 상대적으로 한국 축구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약체로 꼽혀온 베트남이 U-19 대회에서 4강까지 올라 내년 월드컵 티켓을 획득한 것은 아시아 축구의 변화된 지형을 반영한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각국의 전력 격차가 줄어들어 경기마다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 청소년 대표팀의 부진은 최근 학원 축구에서 클럽 축구로 형태가 바뀌는 구조 속에 불거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대길 경향신문 해설위원은 “청소년 축구가 클럽 시스템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훈련량이 줄고 좋은 자원이 많이 배출되지 않는 것도 청소년 대표팀 경쟁력 약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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