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톱10 많이 했지만…`머나먼 우승`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유소연(26·하나금융그룹)은 올 시즌 상금 95만4950달러(순위 12위)를 벌어 100만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12년 이후 5년 연속 '100만달러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컷 오프가 아예 없는 대회까지 포함해 60개 대회에서 한 번도 중간에 짐을 싼 적이 없을 정도로 견고한 샷을 날리고 있다.

문제는 2014년 8월 열린 캐나디안 퍼시픽 여자오픈 우승 이후 한 번도 정상에 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사이 무려 23번이나 '톱10'에 올랐다. 올해도 21개 대회에 출전해 8번 10위 이내에 들었다. 유소연보다 '톱10'이 많은 선수 중 우승이 없는 것은 저리나 필러(미국·9회)뿐이다.

우승 문턱까지는 여러 차례 가지만 지독히 우승 운이 없는 선수들이 있다.

유소연은 그래도 총 60회 '톱10' 중 3번을 우승으로 연결했다. 다만 최근 들어 우승 운이 떨어진 것이다.

사실 우승 운이 없는 선수는 대부분 외국 출신이다. 한국 선수가 LPGA를 장악하면서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무너지는 외국 선수가 늘고 있는 것이다.

LPGA에서 우승이 없는 선수 중 가장 '톱10'이 많은 주인공은 프랑스의 카린 이셰르다. 무려 41번 '톱10'에 들었지만 아직 우승이 없다. 그동안 288개 대회를 뛰었다. 앞으로 12개 대회만 더 출전하면 우승 없이 300개 대회를 소화한 선수가 된다. 그래도 이셰르는 투어에서 총 465만달러를 벌었다. 올해는 톱10 숫자가 4회로 확 줄었다. 우승 없이 LPGA 무대를 떠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필러 역시 지독히 우승 운이 없는 선수다. 올해 9번을 포함해서 '톱10'에 총 31차례 올랐지만 한 번도 우승으로 잇지 못했다. 136개 대회에 출전한 필러는 이셰르와 달리 톱10 횟수가 더 늘고 있어 머지않아 우승컵을 들어올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생애 상금도 294만달러를 벌어 300만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태국의 폰아농 펫람 역시 21번 '톱10'에 들고도 우승이 없는 운 나쁜 선수 중 한 명이다. 태국 선수 LPGA 첫 우승의 영예도 에리야 쭈타누깐에게 빼앗겼다.

최근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다 잡았던 우승을 샷 실수 하나로 날려 버린 재미동포 앨리슨 리 역시 톱10에는 11번이나 들었지만 아직 우승컵에 입맞춤하지 못했다. 기대주 찰리 헐(영국) 역시 9번 톱10에 우승은 없다.

한때 미국 여자골프의 희망이었던 스테이시 루이스도 최근에는 지독한 '우승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그동안 총 96번 톱10에 든 루이스는 이 중 11번을 우승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2014년 6월 통산 11승째를 달성한 월마트 아칸소 챔피언십 전후로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 후 27차례 10위 이내에 들고도 우승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27번 톱10 중 11번은 준우승이었다. 종전 69번 톱10 중 11승을 올린 것과는 완전 대조되는 경기 내용을 보이고 있다. 치명적인 '무승 징크스'에 걸린 것이다.

국내 여자골프 무대에도 톱10은 많아도 우승은 없는 선수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지난해 루키 시즌을 보낸 박결이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지난해 화려하게 프로에 데뷔한 박결은 신인상 포인트 3위에 올랐지만 우승은 아직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박결은 2년 동안 2위 3번을 포함해 11차례 톱10에 올랐다. 역시 지난해 신인상 포인트 5위에 올랐던 지한솔도 11번 10위 이내에 들고도 우승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대회는 LPGA 4개, KLPGA 3개뿐이다. 상금 '톱10'이라는 실리는 챙겼지만 우승이라는 명예를 얻지 못한 무관 톱랭커들의 우승에 대한 갈증이 더 커지고 있다.

[오태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