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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생생경제] OECD 20년, 우리가 얼마나 힘든지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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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유철규 성공회대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20살, 약관의 나이라고 하죠. 어른 대접을 받는 나라인데요.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에 가입한 지 20년이 되었습니다. 1996년 가입 당시 공적 개발 원조, 해외로부터 원조를 받던 나라가 이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되었다, 우리도 선진국이 되었다는 기대와 부러움도 받았지만, 가입 직후 외환위기가 터졌죠. 샴페인을 너무 빨리 터뜨렸다는 비판도 받기도 했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OECD의 다른 회원국과 비교를 할 때 삶의 질, 만족도에서는 많이 뒤처진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과연 20년 된 OECD 가입, 어떤 명암이 있을까요. OECD, 흔히 선진국 클럽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여러 가지 경제적인 정책을 결정하고 세계경제 흐름에 있어서 중대한 주류 흐름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책임과 높은 수준의 자유화가 요구되기에 논란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학계의 평가도 복잡하고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유철규 성공회대 교수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유철규 성공회대 교수(이하 유철규)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벌써 OECD 가입한 지 20년이 되었습니다. 각종 자료나 경제 지표 소개할 때 OECD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요. 20년 위상,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유철규> 당시만 해도 논란이 많았죠. 한국경제 위기도 많이 겪었지만 규모 자체는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GDP도 3배, 수출도 4배 정도 늘어났고요. 굉장히 커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항상 좋은 점이 있으면 어두운 점도 있죠. 지금 한국 OECD 가입 이후로 OECD 국가들과 비교하는 기준이 하나 생겼습니다. 노동시간 문제나 노동 문제, 자살률 문제, 사회 갈등 문제 등 OECD 기준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떨어진 부분이 아직까지 많죠. 경제적 규모는 커졌지만, 실제적인 삶의 내용은 여전히 거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흔히 OECD 기준 자살률 1위, 이런 뉴스 많이들 보셨을 겁니다. 그만큼 가입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여러 문제가 있는데요. 가입 시기를 놓고, 가입 자체를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만, 96년 성급하게 가입한 것 아니냐, 그 시기를 놓고도 의견이 분분한데요. 교수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 유철규> 논란이 많습니다. 사실 OECD 관련 주요 일지를 보면 사실 1988년에 미국과 일본이 한국에 OECD 가입을 권유합니다. 91년 한국 정부가 가입 의사를 표시하고 92년도에 계획에 OECD 가입 포함이 됩니다. 93년도에 김영삼 정부 초에 신경제 계획에 96년 OECD 가입을 포함시킵니다. 그렇게 보고 나면 OECD 가입은 상당한 기간, 8년 내지 9년 기간을 두고 논의해왔던 내용입니다. 그렇게 보면 단순히 이것을 정책 의도만 가지고 얘기하기 어렵고요. 보통 세 가지 정도 원인을 둡니다. 하나는 대외 개방 압력이고요. 하나는 YS 정부 세계화 문제, 세계화 업적 문제가 있을 거고요. 마지막은 한국이 산업화 지지에 정부가 주도한 개발금융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내부 논의, 세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80년대 후반에 한국 내부 논의로는 한국은행 등 관치금융 폐해론이 나오고요. 금융 개혁안이 잡힙니다. 그게 10년 갔던 거고요. 미국은 1990년 초에, 본격적으로 미국의 금융개방 압력이 시작된 것은 80년대 중후반입니다. 거의 같은 시기입니다. 미국은 계속해서 금융개방 압력을 가져왔고 90년 초에 들어오면 한국 정부에 좀 더 강력하게 개방 압력을 요구합니다. 김영삼 정부의 세계화 문제와 맞물리며 결국 정부는 OECD 가입을 택한거죠. 어떻게 보면 미국과의 쌍무협정, 한미 간 금융 개방을 피하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했고요. 그렇게 보면 단순히 OECD 가입만 가지고 경제위기를 한 측면이라고 하긴 힘들고요. 핵심은 금융 개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개방 방식, 개방 순서 문제입니다.

◇ 김우성> 김영삼 정부에서는 세계화라는 얘기가 굉장한 화두였습니다. 같은 글로벌라이제이션을 당시 우리는 세계화라고 번역, 의미를 만들었고요. 사실 전 세계적으로는 지구화라는 표현, 조금 부정적인, 경계의 의미가 담겨 있었고요. 북한은 북한대로 다른 의미로 사용했는데요. 지금 그런 부분들 지적해주신 것처럼 방식과 같은 면에서는 아직은 조금 보호받거나, 아직은 성장이 필요한 한국 경제에 성급한, 제가 20년을 약관의 나이라고 했는데 어른 대접을 한 것 아니냐, 이런 우려가 있거든요. 그런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유철규> 당시 정부가 주도해온 금융 기관에 대한 직접 개입을 통제하고 이런 부분에 대해 국내 재계에서는 거부감이 너무 컸던 것 같아요. 80년대 후반, 90년 초, 95년 96년이 되면 경제 위기론이 재계를 중심으로 많이 나옵니다. 경제 위기론 중 하나 해결책으로써 관치금융을 폐지하자는 주장이 재계로부터 강하게 나왔고요. 그게 금융개혁안입니다. 정부로는 국내의 재계로부터의 강한 압력, 미국으로부터 압력을 받고요. 그 속에서 결국 다자간 협정의 OECD 가입을 선택한 걸로 보입니다.

◇ 김우성> 이런 면에서는 말씀하신 한미 간, 양자 간 협정에 대한 대안적 성격도 있고, 다양한 의미가 있는데요. 물론 이 자체를 여러 가지 단편적인 입장으로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긍정적인 면에 대해서도 많이 늘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자살률 같은 경우는 OECD 기준으로 비교하면 사회적 관심 환기도 잘 되는 편인 것 같은데요. 어떤 긍정적인 면들을 꼽으실 수 있을까요?

◆ 유철규> 방금 말씀하신 부분이 가장 큰 것 같아요. 우리 사회 여러 가지 문제들을 얘기할 수 있는 기준 같은 것이 생겼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한국이 다른 나라와 비교를 안 하고 있으면 노동시간이 긴지 아닌지 얘기하기 힘들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유럽에 대한 관심이 커졌어요. OECD 가입 이후로. 덴마크 등 우리가 부러워 할 만한 나라들에 대한 관심도 커져서 우리나라와 비교도 하고, 자료를 내게 된 것이죠. 그러나 아직 해결이 안 된 일이 너무 많아서요. 하지만 우리가 얘기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된 점이 제일 큰 장점인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은 주로 경제적인 것이 아닌 부분이 많습니다.

◇ 김우성> 근로시간과 같은 부분도 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일종의 비교 가능한 기준점들이 마련된 건 OECD의 좋은 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잠시 얘기했지만 OECD는 상당한 수준의 자유화, 혹은 금융시장의 개방과 같은 것들을 하고 있는데요. 사실 IMF라는 단어가 국제세계은행이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 국민들이 갖는 이미지는 다르지 않습니까. 어떻게 보면 외국 자본의 공격으로부터 너무 무방비 상태로 당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습니다. 어떤 정치적 목적을 위해 경제적인 맷집과 같은 것들을 잃어버렸다는 비판도 있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유철규> 금융 자유화라는 것이 사실 서구의 예를 보면 항상 감독 체계의 재편, 재구성하고 함께 가거든요. 88년 런던 금융 대개혁의 경우 런던을 국제 금융중심지로 만들며 개방, 개혁하고 자유화하며 동시에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 체계를 새롭게 다 재편합니다. 우리는 그 후자를 못했거든요. 자유화는 자유화라고 시장에 놔뒀으니 단기 외채 등 말도 못하고 들어온 거죠. 거기에 대한 적절한 통제, 규제의 장치를 함께 만드는 것으로 자유화가 함께 가야 하거든요. 그것을 한국이 못한 거죠.

◇ 김우성> 계속적으로 금융감독기관의 독립화, 위상 강화와 같은 얘기가 주장되지 않았습니까.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을까요?

◆ 유철규> 그렇죠. 지금처럼 금융감독체계가 정치에 종속되었다고 할까요, 아니면 어떤 국가 기구가 공적인 어떤 가치보다 자꾸 좁아지는, 공무원 스스로의 이해관계로 좁아지는 문제들, 제일 중요한 것은 룰을 만들고 룰을 지키는 겁니다. 저축은행 사태나 그런 것들이 많지 않았습니까? 아직까지도 룰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습니다. 그런 부분이 상당히 아쉽죠.

◇ 김우성> 문을 여는 만큼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 선진국, OECD 다른 나라들이 추진해왔던 바인데 우리는 그 후속 작업이 없었다는 지적, 많은 분들이 끄덕이실 것 같습니다. 끝으로 OECD 관련해 많은 자료가 있는데 국민들이 행복하냐는 조사를 하면 우리는 늘 거의 꼴찌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런 것들 때문에 사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OECD가 중요한 비교 근거이기도 한데요. 새로운 목표나 OECD 가입 20년에 맞춰 우리가 새롭게 해야 할, 수치화하긴 어렵지만, 여러 가지 대안적 움직임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어떤 제안 필요하실까요?

◆ 유철규> 대안이 많을 것 같은데요. 저는 한 가지만 꼽으라고 한다면, 한국 노동 시간 문제입니다. 그게 바로 노동생산성이 낮은 이유이기도 하고요. 노동 시간은 매우 긴데, 노동 시간이 기니까 노동 생산성이 낮아요. 저는 가장 큰 원인이 그겁니다. 사회 한쪽에서는 과로로 죽거나 하고, 한쪽에서는 실업입니다. 이것을 어떻게 깨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이 지금 연간 노동시간이 2,124시간이더라고요. 그런데 OECD 웬만한 나라 연간 1,500시간정도 밖에 안 됩니다. 그런 식으로 노동 시간을 나누는 것이 가장 OECD 나라와 비교해 모자란 부분입니다. 그게 바로 노동 시장 이중 구조죠. 정규직, 비정규직, 실업자와 과로. 그다음에 그것이 하나고요. 두 번째는 사회 투명성 문제입니다. 우리 모든 한국 국민들이 우리 사회가 살 만하다, 깨끗하다, 자긍심을 갖는 사회가 되어야 하거든요. 내가 사는 이 사회가 자랑스럽다는 부분을 줘야 하는데 우리 사회가 계속 불투명하고 부패 지수도 너무 높으니까요. 이런 문제들, 경제적인 문제 말고 비경제적인 문제로 OECD 기준에 맞춰가는 것이 좋고요. 이미 OECD 차원에서는 GDP 성장을 넘어서자, 사회를 생각하자는 운동이 나오거든요. 그런 것을 빨리 따라갔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 김우성> 정부에 대한 신뢰도조사를 OECD에서 합니다. 다양한 조사를 하는데 우리는 항상 그 조사에서 낮은 순위에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좋은 발판으로 삼아서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유철규>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유철규 성공회대 교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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