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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먹잇감 못 찾은 멧돼지, 도심 출현 막아라"…차단시설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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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백번 얘기해도, 안 본 사람은 몰라요. 겨울철 먹이가 부족한 멧돼지들이 또 언제 민가로 내려올지 몰라 불안하고 무서워요."

올해 1월 하순 아침에 전북 익산시 신흥동 체육공원에서 운동하던 주민들은 갑자기 나타난 멧돼지에 화들짝 놀라 달아났다.

결국 "체육공원 근처에 멧돼지 1마리가 어슬렁거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유해조수포획단이 무게 70㎏가량의 멧돼지 1마리를 엽총으로 사살하면서 소동은 일단락됐다.

2월에는 전주 도심에서, 3월에는 부안 해변에 멧돼지들이 대낮인데도 출몰해 주민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멧돼지를 목격한 김영진(45·전주시 덕진구) 씨는 "야심한 시간이나 동트기 직전 일가족으로 보이는 멧돼지들이 떼 지어 출몰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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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무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멧돼지나 고라니의 잦은 출현은 이제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다.

야산이나 들판의 먹잇감이 떨어진 겨울철에 멧돼지들이 도심의 공원이나 산 주변의 민가로 속속 내려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전북도와 각 시·군은 자칫 인명이나 재산피해가 우려되는 유해 야생동물을 막기 위해 기존의 소극적 방어 대신 적극적인 차단에 나서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도내 지자체는 야생동물로 피해를 본 농가가 요청하면 전기 울타리나 방조망 등 설치비를 지원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도심이나 농경지 등의 유해 야생동물 진입 경로에 피해예방을 위한 철책과 포획틀 등 차단시설을 지자체가 앞장서 설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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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살된 멧돼지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예산도 9천만원을 늘려 총 8억2천만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나석훈 전북도 환경녹지국장은 "세력 다툼이나 먹이 싸움에서 진 멧돼지들이 공원이나 도심에서 종종 발견되고 있다"면서 "멧돼지 등으로부터 도민의 안전과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 차단시설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c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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