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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日 도쿄 여지사 고이케 '인기폭발'…정경숙 4000명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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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견제 신당 창당 구심점 부상

자민 중의원 보궐선거 승리에도 '일조'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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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지사가 설립한 정치경제학원 '희망의 숙' 홈페이지 캡처.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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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일본 도쿄도지사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NHK와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고이케 지사는 23일 자신이 이달 설립한 정경숙(政經塾·정치경제학원) '희망의 숙(塾)' 수강신청을 20일 마감한 결과 전국에서 4000명 이상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고이케 지사는 또 이 같은 수강 신청 결과에 대해 "그만큼 정치를 배우고, 또 접해보고 싶은 사람이 많다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오는 30일 개원식을 여는 '희망의 숙'은 내년 3월4일까지 1회 2시간씩 총 6회 강의를 예정하고 있으며, 수강료는 남성 일반인 기준 5만엔(약 54만원), 여성과 25세 이하 학생은 각각 4만엔(약 43만원)과 3만엔(약 32만원)이다.

강의 내용은 고이케 지사가 지난 7월31일 도쿄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공약했던 '도정(都政) 개혁'에 관한 사항과 정치지망생을 위한 지방자치제도와 재정·세금, 복지·의료, 의회·선거제도 등에 관한 '기초학습'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외에도 토론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희망의 숙' 측이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고이케 지사의 학원 설립이 내년 도쿄도의원 선거 등을 앞두고 사실상 '신당(新黨)' 창당을 목표로 한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는 상황.

고이케 지사도 "정치에 관여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정치의 질(質)도 향상될 것"이라며 학원 운영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고이케 지사는 집권 자민당의 8선 중의원 의원 출신이지만, 지난 7월 도지사 선거 땐 당의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고이케 지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1차 집권기 2007년엔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방위상으로 발탁되기도 했지만, 2012년 당 총재 경선과정에선 아베 총리가 아닌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지방창생 담당상을 지지해 '비주류'로 밀려났다는 평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고이케 지사는 도쿄지사 선거에서 44.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연립 여당(자민·공명당) 후보 마스다 히로야(增田寬也), 민진·공산·사회·생활 등 4개 주요 야당 후보 도리고에(鳥越俊太郞)를 모두 따돌리고 일본 수도 도쿄의 첫 여성 단체장에 올랐고, 이후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현지 언론들의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일례로 도쿄의 주요 방송사들은 고이케 지사 취임 이후 그가 출석한 도쿄도의회 회의를 매일 같이 생중계해 이른바 '고이케 극장(劇場)'으로 불렸다.

고이케 지사도 이 같은 언론들의 우호적 태도를 십분 활용, 지난 18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장(IOC) 위원장과의 회담 땐 인사말만 언론에 공개한 뒤 '비공개' 회담 내용은 추후 별도로 발표하던 관례를 깨고 회담 전 과정을 취재진이 지켜보도록 하기도 했다.

최근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비용 증가와 일부 경기의 분산 개최 문제가 최근 일본 내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분히 여론을 의식한 행보였지만, 도쿄도민 등에게 '일하는 지사'란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는 적잖은 효과가 있었을 것이란 평가가 많다.

실제 주요 언론들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고이케 지사의 업무수행 지지율은 70%대에서 최고 90%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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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지사(오른쪽)가 지난 18일 도쿄도청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회담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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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들은 23일 실시된 도쿄10구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와카사 마사루(若狹勝) 자민당 의원이 당선된 데도 고이케 지사의 공이 컸다고 입을 모은다.

도쿄10구 중의원 선거구는 앞서 고이케 지사의 옛 지역구로 그가 도쿄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의원직을 사퇴함에 따라 이번에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지지통신이 선거 당일 실시한 도쿄10구 선거구의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14년 중의원 선거 당시 이 지역에서 고이케 지사에게 투표했던 유권자의 79.1%가 이번 선거에서 와카사 의원에게 표를 준 것으로 파악됐다.

와카사 의원은 고이케 지사가 앞서 자민당의 공천 배제에 반발해 도쿄도지사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을 당시 제명 등 징계 위협에도 불구하고 고이케 지사를 도왔던 인물이다.

이와 관련 마이니치신문은 고이케 지사가 와카사 의원의 선거 관련 업무를 사실상 총괄한 점을 들어 "도쿄10구 보궐선거도 '고이케 극장'이었다. 유권자들의 관심은 고이케 지사에게만 모아졌다"고 전했다.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도 24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와카사 의원의 당선과 관련, "고이케 지사의 도움으로 큰 싸움이 쉬운 상황으로 바뀐 것은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고이케 지사가 추후 신당 창당 등을 통해 실제로 독자세력화를 꾀할 경우엔 달라지겠지만, 현재로선 구태여 그와 척을 지을 필요는 없다는 게 자민당 측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고이케 지사도 도쿄지사 당선 뒤 아베 총리를 비롯한 자민당 지도부와 잇달아 만나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등을 위한 협력 의지를 다진 바 있다.
ys4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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