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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75살 이상 독거·빈곤노인일수록 “아파도 병원 못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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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치료율 65~69살 6%, 75~79살 10.2%

“초고령 노인 위한 치료체계 구축 필요”



65~74살 이하 노인(전기노인)보다 75살 이상 노인(후기노인), 배우자나 자녀와 함께 사는 노인보다 홀몸노인, 가구소득이 높은 노인보다 가구소득이 낮은 노인일수록 병·의원과 치과 진료가 필요한데도 진료를 받지 못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발간된 한국보건복지포럼 10월호에 실린 보고서 ‘노년기 건강 수준과 정책과제’를 보면, 65살 이상 노인 중 지난 1년간 병·의원 진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나 진료를 받지 못한 적이 있었다고 응답한 비율(병·의원 진료 미치료율)이 8.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과 진료의 경우에는 1년간 미치료율이 18%에 이르렀다.

이를 전기노인과 후기노인으로 나눠 세분한 조사결과를 보니, 병·의원 미치료율의 경우 65~69살은 6%, 70~74살도 9.1%로 전기노인은 10%대 이하에 머물렀다. 하지만 75~79살 10.2%, 80~84살 10%, 85살 이상 초고령 노인은 14.7%에 이르는 등 후기노인은 대체로 그 비율이 10%대를 넘었다. 다만, 치과 진료의 경우에는, 전기노인과 후기노인 간의 차이가 크지 않지만 대신 전체적으로 노인 다섯 중 한명에 가까울 정도로 미치료율이 높았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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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소득에 따라 5분위로 나눠 살펴본 결과에서는, 병의원 미치료율의 경우 1분위층 노인(연 소득 754만원 이하)이 14.8%를 보였으나 5분위층(연 소득 3426만원 초과)은 4.2%에 불과했다. 치과진료 미치료율의 경우에도 1분위층은 넷 중 한명(25.2%)에 이를 정도로 높았으나, 5분위층의 이 비율은 9.1%에 그쳤다.

가구형태에 따라 살펴본 결과에서는, 독거노인의 경우, 병의원 미치료율과 치과진료 미치료율이 각각 12.6%, 21.9%에 이르렀지만 노인부부의 경우에는 해당 비율이 각각 6.4%, 15%로 낮아졌다. 자녀와 동거하는 노인의 경우에도 각 비율이 9.6%, 19.2%를 보였다.

한편 지난해 5월 전국 50대, 60대 남녀 각각 500명씩 모두 1천명을 대상으로 노년기 건강수준에 대한 인식조사를 벌인 결과, 50대의 31.6%가 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60대는 이 비율이 40.4%로 높았다. 그 이유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한 중복응답 결과, 62.2%가 “거동이 불편하거나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서”라고 답했고, “경제적인 이유”라고 답한 이들도 43.9%에 이르렀다.

박은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주목할 사항은 수명연장과 인구고령화로 노인인구가 늘어난다는 것 뿐만아니라 80살 이상의 초고령 노인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활동제한이 있고, 젊은 노인보다 복합만성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은 이들 초고령 노인을 위한 효과적 치료 시스템을 갖추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창곤 선임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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