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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朴대통령 "의혹만 갖고 어떻게 자르나"…냉랭했던 사전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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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대표 일제히 우병우·최순실 관련 '결단' 촉구

사전환담서 개헌언급은 無…예산·법안 협조 요청

뉴스1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정세균 국회의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2016.10.2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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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서미선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회 시정연설 직전 이뤄진 국회·여야 지도부와의 환담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사퇴를 요구받고 "의혹만 갖고 그럴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또한 시정연설에서 제안한 '임기 내 개헌'에 관해서는 사전환담 때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38분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국회에 도착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박 대통령을 맞이했고 박 대통령은 정 의장에게 "수고하시죠"라고 인사했다.

박 대통령은 곧이어 5부 요인과 국회의장단, 여야 4당 대표·원내대표가 함께하는 사전환담장으로 이동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사전환담에서 야4당 대표들은 일제히 박 대통령에게 우병우 민정수석과 최순실씨를 언급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우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민심을 전하니 잘 들어달라"고 운을 뗀 뒤 "항간에 '좌순실-우병우'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우병우 수석은 본인에 대한 수사를 본인이 지시하고 보고받는데 수사에 신뢰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추 대표는 이어 "국정 동력은 신뢰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국정 동력을 위해 신뢰 회복을 먼저 해야하고, 우 수석을 먼저 정리하셔야 신뢰받는 수사가 될 수 있다"며 "대통령이 결단 하셔야한다"고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오전 의원총회를 주재하다 사전환담에 지각했다. 조금 늦게 도착한 박 위원장에게 박 대통령은 "안 보이시더라"고 따로 인사했고, 박 위원장은 "결례를 범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박 위원장은 곧이어 "우병우 수석과 최순실씨 등 현안을 그대로 두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그냥 지나갈 수는 없다"며 "의혹만으로 사퇴시킬 수 없다는 것을 국민과 언론, 야당은 이해하지 못한다. 억울하더라도 우 수석은 사퇴해야하고 최순실씨는 검찰에서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박 대통령에게 말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이 과거 정부에서 문화부 장관을 지낼 때 의혹이 제기되며 장관직을 물러나고 수사를 받았던 일, 전날 영화 '자백'을 관람한 일도 언급하면서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시시비비를 가리는 문제 이전에 신뢰의 위기가 오지 않느냐"며 "국민의 불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신뢰 차원에서 우 수석을 빨리 해임하고 검찰 조사를 믿어달라고 해야 설득력이 있다"고 동조했다.

이같은 야당 대표들의 압박에 박 대통령은 "의혹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따져봐야 하지 않느냐"며 "의혹만 갖고 어떻게 사람을 자를 수 있나. 그럼 누가 열심히 일을 하겠느냐"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박 대통령은 17분여간 환담 중 본 연설에서 꺼낼 '개헌카드'에 대한 언급은 꺼내지 않고, 이전과 같이 새해 예산안과 주요 법안에 대한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과거와 같은 일방 단독 처리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여야의 합의처리를 관철하도록 의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중재 노력을 다하겠다"고 화답하고, 박 대통령이 4년 연속 예산안 시정연설을 한 데 대해서도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국회 개원식 당시 박 대통령과 국회·여야 지도부와의 사전환담에선 내내 농담이 섞인 덕담도 오가는 훈훈한 분위기였으나 이날은 대치정국으로 인해 주로 냉랭함이 흘렀다는 후문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1일 운영위에서 '죄의식 없는 확신범'이라고 비유해 논란을 빚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와도 인사를 나눴다. 두 사람은 별다른 대화를 주고받지는 않았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는 인사를 나누며 "오늘 우리가 똑같이 까만 옷을 입었네요"라고 말해 잠시 웃음이 흘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eri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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