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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최순실 '잠적·흔적지우기' 가속화…증거인멸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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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법인대표 교체·국내 사무실 잇단 폐쇄

차은택 中 체류등 핵심 인물도 행방찾기 어려워

뉴스1

최순실씨 소유의 회사 '더블루K'. 이 회사는 K스포츠재단 설립 전날 만들어져 활발히 활동하다 최씨와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비리 의혹이 본격화한 지난 9월 돌연 사무실을 폐쇄했다. 2016.10.1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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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설립 및 운영과정에 깊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현 정권 비선실세 최순실씨(최서원으로 개명)가 종적을 감추고, 주변 정리에 들어가면서 검찰수사에 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씨 측근으로 꼽히는 광고감독 차은택씨 역시 중국으로 나간 후 귀국하지 않고 있다.

두 재단을 둘러싼 의혹을 규명할 핵심 인물의 행방을 찾기 어려워 증거인멸의 우려도 나온다.

먼저 최씨가 소유한 '더블루케이'(The Blue K) 독일 현지법인의 대표가 최근 교체됐다. 24일 독일 기업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이 법인의 사업등기 내용에는 지난 20일 대표이사 변경 사실이 등록됐다. 기존 대표였던 고영태씨를 대신해 박모씨가 대표이사가 됐다는 내용이다.

최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고씨는 국가대표 펜싱선수 출신이며, 최씨가 동일한 이름으로 세운 한국법인의 사내이사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사용해 화제가 된 가죽핸드백 브랜드 '빌로밀로'를 만들기도 했다.

고씨가 현 정부에서 '문화계 황태자'로 떠오른 차씨와 최씨를 연결했다는 주장도 나온 터라 고씨는 두 재단을 둘러싼 의혹을 규명할 핵심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고씨도 현재 외부와의 연락에 응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독일법인은 최씨의 다른 독일회사 '비덱'(Widec)과 함께 K스포츠재단의 자금을 유용한 창구라는 의혹을 받는 상황이다.

새 대표이사로 등록된 박씨는 교포 변호사로 최씨가 독일 법인을 설립하는 데 있어 독일어 계약서 작성 등에 도움을 준 인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독일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최씨와 그의 딸 정유라씨(개명 전 정유연)도 행방을 감췄다. 프랑크푸르트 인근에 마련한 근거지에서 최씨 모녀의 모습을 찾을 수 없고, 승마선수인 정씨도 계약한 승마장에서 훈련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라. 돈도 실력이다'는 취지의 글로 논란이 된 정씨의 페이스북 계정도 폐쇄된 상태다. 정씨의 국제승마연맹(FEI) 프로필도 수정됐다. 정씨는 앞서 소속팀을 '삼성', 친인척 소개란에는 '아버지 정윤회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다'는 내용을 올렸으나 이를 지웠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더블루케이의 한국법인 사무실도 논란이 본격화한 지난 9월 돌연 폐쇄했다. 최씨가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강남구 논현동의 고급커피숍 '테스타로싸'(Testa Rossa)도 지난 8월말 문을 닫았다. 테스타로싸가 입점한 이 건물은 3층짜리다. 최씨는 3층에 개인숙소를 마련했고, 2~3층에서 정·재계 인사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미르재단의 인사를 좌우하는 등 운영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차씨 역시 업무차 중국에 체류 중인 상황이라 검찰의 소환에 제때 응할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이 같은 가운데 검찰은 두 재단의 설립과 관련한 주변인들 소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검사 한웅재)는 이날 오전 K스포츠재단 설립에 깊이 관여한 박모 과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지난 주말에도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을 지낸 김형수 연세대학교 교수와 K스포츠재단 김필승 이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것 하나 없다'고 밝힌 김 전 이사장은 '최씨, 차씨가 재단의 설립·운영에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김 이사 역시 최씨를 잘 모른다고 답했다.

검찰은 앞서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을 지낸 정동구 한국체대 명예교수와 두 재단을 설립한 전국경제인연합회,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들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조만간 전경련의 요청으로 거액을 출연한 대기업의 실무진도 불러 출연과정에서 외부 압력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cho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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