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7 배터리 용량 14% 높여
전압 올리면서 분리막은 얇아져
복잡한 기능에 과부하 가능성도
“사고 3건, 통상적 불량률 넘어서”
잇단 배터리 발화 사고로 미뤄 볼 때 리튬이온 배터리가 부피 대비 용량의 한계에 봉착한 게 아니냐는 의문도 2차전지 업계에선 제기된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갈수록 더 얇고 용량은 큰 배터리를 만들려다 보니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점점 높아지는 상황이다. 노트7도 S7과 같은 용량(3600㎃h)의 배터리를 더 얇게 만드는 과정에서 발화 가능성이 높아졌을 거란 분석이 일반적이다. 애플은 아이폰7의 배터리 용량을 전작보다 14% 높인 1960㎃h, 아이폰7플러스는 5% 높여 2900㎃h로 설계했다. 두 제품 모두 전체 두께는 전작과 같다.
김동원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배터리 부피가 그대로인데 용량을 높이려면 결국 분리막을 얇게 만들고 양극과 음극에 더 많은 재료(전극 활성화 물질)를 넣거나 충전상한 전압(배터리에 가하는 최대 전압)을 올려야 한다”며 “두 가지 조건 모두 배터리 폭발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배터리 문제가 아니라 스마트폰 자체의 설계가 너무 복잡해져 배터리에 무리를 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이번에도 제기됐다. 이상영 교수는 “삼성에 배터리를 공급한 삼성SDI나 삼성·애플에 배터리를 공급한 ATL 모두 배터리의 안전성 검사를 소홀히 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발화 사고가 이어지는 것은 스마트폰이 갈수록 많은 기능을 탑재하며 배터리에 과부하를 주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문제는 소비자들이 배터리의 안전도를 확인할 만한 구체적인 방법이 없다는 것. 2차전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이참에 배터리 안전도와 성능을 짐작할 수 있는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정보는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와 충전상한 전압, 충전·방전 수명 등이다.
도칠훈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통상적으로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350~400Wh/㎏ 정도가 한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각각의 스마트폰에 탑재된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제조사만이 알고 있다”며 “배터리의 안전도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진 만큼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들이 안전한 배터리를 고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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