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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美, 北 '평화협정 요구'에 한발 물러설까…접촉결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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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쿠알라룸푸르서 美측에 先평화협정 제시한 듯

정부 "차기 美행정부도 대화할 상황 아니라는데 공감"

뉴스1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왼쪽)이 18일 항공편으로 평양을 출발해 중국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NHK 캡처)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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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라현 기자 = 북한이 말레이시아에서 접촉한 미측 인사들에게 비핵화 논의에 앞서 평화협정 체결하자는 기존의 요구를 재차 전달했을 것으로 보이면서 이에 대한 차기 미 행정부의 향후 대응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23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한 호텔에서는 21~22일간 북측 외무성 부상과 장일훈 유엔주재 차석대사, 미측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특사와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 등이 참석한 북미 접촉이 개최됐다.

이번 접촉에 참석한 미측 인사들은 길게는 20여년 전에 현직에서 물러난 인물들로 민간 신분이지만, 오랜시간 북핵 문제를 다뤄온 미국 내 북핵 협상 전문가들이다.

갈루치 전 특사는 1994년 1차 북핵위기 당시 북미 제네바 합의의 주역으로 미 국무부 북핵특사를 지냈으며, 디트라니 전 대표는 2005년 9·19 공동성명 채택 당시 미국의 대북협상 특사를 맡았었다.

이에 이들과 북한의 핵심 대미 외교라인의 접촉은 차기 미 행정부를 염두에 두고 양측이 트랙2(민간접촉) 형식을 빌려 '탐색적 대화'을 모색한 장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미측 참석자들은 북측이 이번 접촉에서 밝힌 입장을 토대로 정책보고서를 작성해 차기 행정부에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북한이 미측에 제안했을 주장은 불보듯 뻔하다. 그간 북한은 북미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비핵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미국과 한국의 입장에 맞서 비핵화와 논의와 별개로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한은 스스로를 핵보유국이라고 선언한 만큼 과거의 수준으로는 북미대화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미측에 분명히 전달했을 것"이라며 "이제는 비핵화와 관계없이 북미간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기 위한 평화협정을 체결하자고 제안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공감 하에 대선을 앞두고 대북 선제타격론부터 대북 협상론까지 다양한 북핵 해법이 난무하고 있다.

다만 차기 행정부가 북한을 상대로 군사적인 옵션을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현실적인 만큼, 차기 행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을 시도한다면 북한의 요구를 어느정도 수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비핵화를 전제로 하지않는 북한의 요구를 현재의 미국 행정부는 물론 차기 행정부 역시 받아들일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보고 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최근 한미 외교·국방 장관(2+2)회담 계기 미국에서 양쪽 대선 후보측 인사들을 만났는데 공통적으로 북한과의 대화할 상황이 아니라는 데에 공감하고 있다"면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차기 행정부도 제재를 지속하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greenao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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