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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개혁 시급 車노사①]현대차 벼랑끝 대치 되풀이…'차 신화'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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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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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차례 파업·12차례 특근거부 등 3조원 '허공'에

생산차질 피해 1~3차 협력업체로 전가…생산성은 후퇴
'명분없는' 투쟁에 수출하락 등 국가경제에도 악영향

【서울=뉴시스】김준모 기자 = 국내 완성차 5사의 올 해 임금협상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쌍용차와 한국GM은 지난 7월과 9월 각각 임금협상을 마쳤고 이달 들어 르노삼성과 현대차도 협상을 타결했다. 기아차는 협상타결이 임박한 상태다.

올 해도 역시나 자동차업계 임금협상은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골칫덩이'는 단연 현대차였다. 쌍용차·한국GM·르노삼성이 사실상 무분규로 임금협상을 마무리 지은 반면 현대차는 노조가 12년 만에 전면파업을 하면서 큰 홍역을 치렀다.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할 정도로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갔다.

중소기업중앙회 등에서는 현대차 노조의 무분별한 파업에 격분, 현대차 불매운동을 전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는 여론의 비판 등 속에서 간신히 '파업 수렁'에서 빠져나왔지만 여진에 시달리고 있다. 노사 갈등으로 생산차질이 빚어지면서 현대차가 입게 된 손실은 3조원이 넘는다. 대한민국 수출 신화를 이끈 주력 상품인 자동차의 생산 차질은 국가 경제 지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23일 현대차 등에 따르면 이 회사 노조는 임단협을 시작한 지난 5월부터 이달 협상 종료 전까지 파업을 24차례 했고, 특근을 12차례 거부했다. 생산차질을 빚게된 차량은 14만2000여대에 달한다. 돈으로 환산하면 3조1000억원 정도다. 현대차가 올 상반기에 올린 영업이익 3조1042억원과 맞먹는 수치다.

현대차 노사 갈등은 협력업체로 전가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이 현대차 1차 부품협력사 348곳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현대차 파업으로 인해 이들이 입은 손실은 1조4000억원에 달한다. 2·3차 협력업체 손실까지 포함하면 피해액은 상상초월로 늘어난다.

현대차 1차 협력업체의 임금은 현대차 평균임금의 65%, 2·3차 협력업체는 30~3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파업으로 인한 손실은 협력업체 근로자의 생계위협으로 직결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나아가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이번 파업을 통해 얻은 실익은 크지 않다. 현대차 노사 협상안에 따르면 노조는 이번 임금협상을 통해 기본급 7만2000원 인상에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50만원 더 받게 됐다. 이는 지난 8월 1차 잠정합의안보다 기본급 4000원을 더 올리고 상품권 30만원 더 받게 된 정도에 불과하다.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해 현대차 노사협상에 개입할 여지를 남길 정도로 대립했던 것에 비하면 이는 상당히 초라한 '성적표'다. 이미 평균 연봉 1억원에 육박하는 임금을 받고 있는 현대차 노조가 과연 이 정도 임금인상을 얻기 위해 3조원이 넘는 생산차질을 빚게 하는게 맞는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 파업은 국가 경제도 직접적으 큰 타격을 줬다. 산업통상자원부의 9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우리 나라 수출은 409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5.9% 감소했다. 수출감소엔 현대차 파업이 한 몫했다. 현대차 파업으로 자동차 수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11억4000만달러나 준 것이 지표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현대차 노조가 명분도 없는 파업을 통해 '제몫 챙기기'에 나서는 동안 정작 생산성은 후퇴하고 있다. 현대차의 매출액 대비 직접 인건비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4.3% 수준에 달한다. 이는 도요타(6.1%), 닛산(5.8%), 폭스바겐(9.7%) 등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이다.

임금은 높아지고 있지만 차 한 대를 만들기 위해 투입되는 총 시간(HPV·Hour Per Vehicle)은 늘어나고 있다. 현대차를 포함해 우리나라 완성차 업체는 HPV가 26.4시간인 반면 도요타는 24.1시간, 폭스바겐 23.4시간에 그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지역 경제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 지 이번 파업을 통해 새삼 확인하게 됐다"며 "현대차 노조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과 이로 인해 발생한 손실이 노조 자신에게도 악영향을 준다는 점을 알때도 됐다"고 말했다.

j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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