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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WSJ "페이스북 '트럼프 포스트' 놓고 격한 내부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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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美 입국금지 발언 증오연설 해당", 저커버그 "대선후보 검열 부적절"

포춘 "페이스북 자체 편집권 발동, 언론사 해당"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페이스북이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이 올린 포스트를 삭제할 것인지를 놓고 격한 내부 논쟁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전했다.

WSJ는 "일부 페이스북 직원들이 트럼프의 이슬람 미국 입국금지 발언은 이 사이트가 정한 증오연설 금지 규정을 위반한 것이므로 삭제할 것을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종교나 인종적 증오 발언은 삭제하도록 하는 내부 규정이 있다.

직원과 일부 사용자들은 트럼프의 이 발언은 테러 기록을 가진 국가의 이민자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으며 이는 종교에 근거한 것으로 증오발언 삭제 조항에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그러나 최종 결정은 이 포스트를 그대로 놔두는 것으로 났다고 한다.

여기에는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이 컸다는 것. 그는 대선 후보를 검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일부 직원들은 내부 메시지를 통하거나, 저커버그를 대면해 이 조치가 페이스북의 자체 규정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이 사실은 페이스북이 최고의 정치적 정보 소스로서 자신들의 위치를 어떻게 자리매김할 것인지에 대한 내부의 고민이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고위 임원들은 "뉴스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일부 내부 규정을 어겼다 할지라도 게시를 허용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이 뉴스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언론사의 편집기능에 해당한다는 것이 페이스북 비판론자들의 주장이다.

페이스북은 최근 네이팜탄 소녀 사진을 '누드'로 규정해 삭제했다고 여론의 몰매를 맞고 게시를 허용한 적이 있으며, 유방암 예방선전물을 일방적으로 삭제했다가 사과를 하는 등 자체 편집을 둘러싼 논란에 자주 휩싸이고 있다.

포춘은 "페이스북은 15억 명의 이용자를 가진 미디어 아웃렛"라면서 "더는 스스로 언론이 아니라고 강변하지 말고, 언론처럼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언론사와 똑같은 규제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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