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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손학규, 의원들 만류에도 더민주 떠난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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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 의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홀로 탈당 결심, "개헌 올인 의지"

CBS노컷뉴스 조은정, 김수영 기자

노컷뉴스

(사진=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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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탈당 결심은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손학규계로 분류되던 국회의원들에게 충격이었다. 측근 의원들은 발표 직전 탈당 결심을 전해듣고 만류했지만 손 전 대표의 마음은 굳어진 상태였다. 다소 이른 결정이라는 만류 속에서도 손 전 대표가 탈당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 시점과 탈당, 그리고 개헌에 대한 메시지는 기자회견 당일인 20일까지도 주변에 알려지지 않았다.

손 전 대표는 기자회견 1시간 전인 오후 3시쯤 국회 인근 식당에 의원들을 불러 본인의 탈당 결심을 전했다. 이찬열, 양승조, 조정식, 오제세, 이종걸, 김병욱, 강창일, 고용진, 강훈식, 전혜숙, 정춘숙 의원이 함께 했다.

손 전 대표의 탈당 의사를 전해들은 일부 의원들은 충격을 받은 분위기였다. 의원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의원들은 격앙된 목소리로 강하게 만류하기도 했다. 하지만 손 전 대표의 결심은 이미 굳어진 뒤였다.

손 전 대표는 떠나기 전 "당에 남아서 나라를 위해 애써달라"고 당부하면서 의원들이 정론관에 함께 따라오는 것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뒤 곧바로 국회 정론관으로 향해 탈당과 함께 '제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는 개헌 추진 메시지를 던지며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손 전 대표는 주변 측근이나 의원들에게 상의하지 않고, 연설문을 막판까지 직접 다듬으며 준비했다. 이는 손 전 대표 특유의 스타일이기도 하다. 손 전 대표는 민주통합당 합당 결정이나 정계은퇴 등 주요 결정 과정에서 홀로 결단을 내리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손 전 대표에게 '탈당'은 주홍글씨이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민주당의 대표를 하면서도 상당기간은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탈당에 대한 정치적 부담감 속에서도 손 전 대표가 또다시 당적을 내려놓은 이유는 '개헌'을 통한 제3지대의 중심축으로 서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그는 메시지 속에서 '개헌'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87년 헌법 체제가 만든 6공화국은 그 명운이 다했다", "제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는 말로 개헌 의지를 강조했다.

또한 "제가 무엇이 되겠다는, 꼭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도 없다"며 "명운이 다한 6공화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이 저한테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진정성을 강조했다. 개헌 추진을 위해 사실상 대통령직도 걸겠다는 강한 표현이다.

손 전 대표의 측근 의원은 "모든 것을 털고 내려놓고, 자유로운 상태에서 개헌을 위해 몸을 던지겠다는 의미로 본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세론이 있는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벌어지는 경선에는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결심이 굳어진 만큼, 서둘러 당적을 정리하고 다른 길을 모색하기 위해 탈당을 결심한 측면도 있다.

손 전 대표의 측근은 "더불어민주당의 경선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탈당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며 "탈당 시기가 이르다는 주변의 반대도 있었지만 언젠가는 당적을 정리해야 할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참에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는 측면에서 당적도 내려놓게 되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손 전 대표의 탈당과 개헌 추진에 따라 양당 체제로 굳어지던 야권 지형은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반응을 자제한 반면, 국민의당은 곧바로 논평을 내고 손 전 대표의 탈당과 정계복귀를 환영했다. 최측근인 이찬열 의원은 손 전 대표를 따라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손 전 대표가 당적이 자유로운 상황에서 개헌을 고리로 제3지대 구축에 나서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중심으로 짜여진 현재의 구도에 어떤 역동성을 불어넣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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