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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이 벗겨졌다, 흔들리지 않았다… 손연재 ‘꿈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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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체조 전체 6위로 11일밤 결선

동화 속 신데렐라는 밤 12시 종이 울리면 마법이 풀렸다. 재투성이 아가씨로 되돌아가는 걸 들키기 싫어서 무도회장을 급하게 빠져나왔다. 계단을 내려오다가 유리구두가 벗겨졌다. 신데렐라는 맨발로 뛰었다.

한국 리듬체조 기대주 손연재(18·세종고)도 신발이 벗겨졌다. 손연재는 10일 영국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리듬체조 예선 2라운드 첫 종목 곤봉에서 연기곡 ‘재즈머신’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연기 초반 6회전 돌기를 완벽하게 성공시키며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연기시작 47초쯤 갑자기 오른쪽 발끝에 신는 슈즈가 벗겨졌다. 오른발을 바닥에 댄 채 천천히 곤봉을 두드리며 3회전을 연기한 직후였다. 손연재는 당황하지 않았다. 이후 맨발로 포디움을 뛰어다녔고 안정적으로 연기를 이어갔다. 6회전 돌기를 성공시킨 이후였던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아찔한 맨발 연기 손연재가 10일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리듬체조 개입종합 예선에서 슈즈가 벗겨진 채로 곤봉 연기를 펼치고 있다. 런던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후 곤봉 던지고 받기 등의 연결 기술을 무난히 이어갔다. 연기가 끝날 때까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신발이 벗겨진 것은 감점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연기 초반 곤봉을 놓치는 실수로 실시 점수가 8.900점으로 낮아졌다. 0.05점의 감점도 받았다. 곤봉 종목의 점수는 26.350점. 4위였던 순위가 7위로 떨어졌다.

5살 때 리듬체조를 시작했다. 처음에 발레를 시작했다가 함께했던 리듬체조에 푹 빠졌다. 손연재는 한 인터뷰에서 “대개 사람들이 4~5살 때부터 기억을 하니까, 내 기억과 추억은 모두 온통 리듬체조뿐”이라고 말했다. 연기 도중 신발이 벗겨지는 사고가 벌어졌어도 손연재는 흔들리지 않았다. 수많은 월드컵 대회를 거치며 수많은 사고를 겪었다. 볼 연기 도중 볼이 경기장 밖으로 굴러나가기도 했고, 리본 연기 중에는 리본이 끊어지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손연재는 볼이 사라졌어도 흔들림 없이 연기를 마쳤고, 리본이 끊어지면 다른 선수로부터 리본을 빌려 연기를 끝까지 해냈다.

손연재는 신데렐라가 아니었다.

손연재가 올림픽 무대에 선 것은 ‘마법’이 아니라 ‘노력’과 ‘실력’ 덕분이었다. 손연재는 1년의 대부분을 러시아에서 훈련했고 올림픽을 앞두고 러시아 리듬체조 대표팀과 함께 크로아티아에서 혹독한 전지훈련을 마쳤다.

신발을 들고 찾아오는 왕자님도 필요 없었다. 손연재는 이어 열린 마지막 리본 종목에서 자신 있는 연기로 28.050점을 기록했다. 4종목 합계 110.300점. 전체 6위로 당당하게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런던올림픽 리듬체조 결선은 11일 밤 9시30분에 시작된다.

<런던 |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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