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번화가 위치 ‘정자광장’/ 곤충 포함 8400여마리 수용 신청 / "동물 학대"… 네티즌들 반대 운동
30일 중국 금양망(金洋網)과 차이나데일리 등에 따르면 정자광장은 최근 쇼핑센터 7층 5905㎡ 공간에 곤충과 동물을 포함해 8435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실내 동물원 건설 계획을 관계 당국에 제출했다.
광둥성 광저우 정자광장의 아쿠아리움을 찾은 관람객들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북극곰’으로 불리는 피자를 관람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신화망 |
현재 환경영향평가 등이 진행되는 가운데 동물보호단체와 시민들이 동물학대를 이유로 동물원 건설에 반대하고 나섰다.
쇼핑센터의 동물원 설립 계획에 따르면 사육 동물 중에는 자이언트 판다, 새끼 판다, 백호, 캥거루, 비단구렁이 등 야생 동물원이 아니면 볼 수 없는 동물들이 다수 포함됐다.
동물원 설립 반대자들은 이들 동물의 생활공간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실내 동물원 1㎡당 평균 1.6마리의 생활공간이 지나치게 협소해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대자연에서 자유롭게 살던 동물들을 비좁은 공간에 가두고 사육할 경우 동물 정서 불안도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동물보호단체와 시민들은 이 쇼핑센터가 관람객 ‘셀카용’으로 북극곰을 협소한 공간에 가둔 전력이 있다는 데 더욱 분개했다. 이 쇼핑몰은 지난 1월 북극곰, 흰돌고래, 북극여우, 늑대, 새끼 바다코끼리 등을 관람할 수 있는 아쿠아리움을 세웠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북극곰’이란 제목과 함께 이 아쿠아리움에서 사육되는 북극곰 ‘피자’(Pizza)의 ‘비자연적인 사육생활’을 지적하기도 했다. 피자는 관람객이 사진 찍기 좋게 사방이 투명한 벽으로 된 협소한 공간에 갇혀 지냈다.
동물 전문가들은 북극곰의 생활환경을 감안할 때 야생으로 돌려보내거나 전문적인 야생 동물원으로 이송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육식 포유동물인 북극곰은 헤엄을 잘 치며 물개와 물고기를 먹고사는 자연환경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쇼핑센터 측은 문제가 된 북극곰 등을 국가기관이 운영하는 동물원으로의 이송을 거부한 채 사육공간을 넓히는 방향으로 ‘눈가리고 아웅’식의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자 민간 동물원 설립 문제에 개입하지 않던 중국 국가임업국은 야생동물 보호에 미흡하거나 사육번식에서 법 위반행위가 있을 경우 의법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실내 동물원 설립 반대운동에 나선 한 네티즌은 “북극곰 피자의 비극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으며 다른 동물들도 피자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며 “이런 야만적인 행위는 중단돼야 하며 정부는 동물 보호를 위한 보다 구체적인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신동주 특파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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