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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월드 이슈] 중국 쇼핑몰 동물원 설치 계획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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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번화가 위치 ‘정자광장’/ 곤충 포함 8400여마리 수용 신청 / "동물 학대"… 네티즌들 반대 운동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 번화가의 대형쇼핑센터인 정자(正佳)광장이 내놓은 실내 동물원 계획이 여론의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30일 중국 금양망(金洋網)과 차이나데일리 등에 따르면 정자광장은 최근 쇼핑센터 7층 5905㎡ 공간에 곤충과 동물을 포함해 8435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실내 동물원 건설 계획을 관계 당국에 제출했다.

세계일보

광둥성 광저우 정자광장의 아쿠아리움을 찾은 관람객들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북극곰’으로 불리는 피자를 관람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신화망


현재 환경영향평가 등이 진행되는 가운데 동물보호단체와 시민들이 동물학대를 이유로 동물원 건설에 반대하고 나섰다.

쇼핑센터의 동물원 설립 계획에 따르면 사육 동물 중에는 자이언트 판다, 새끼 판다, 백호, 캥거루, 비단구렁이 등 야생 동물원이 아니면 볼 수 없는 동물들이 다수 포함됐다.

동물원 설립 반대자들은 이들 동물의 생활공간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실내 동물원 1㎡당 평균 1.6마리의 생활공간이 지나치게 협소해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대자연에서 자유롭게 살던 동물들을 비좁은 공간에 가두고 사육할 경우 동물 정서 불안도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동물보호단체와 시민들은 이 쇼핑센터가 관람객 ‘셀카용’으로 북극곰을 협소한 공간에 가둔 전력이 있다는 데 더욱 분개했다. 이 쇼핑몰은 지난 1월 북극곰, 흰돌고래, 북극여우, 늑대, 새끼 바다코끼리 등을 관람할 수 있는 아쿠아리움을 세웠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북극곰’이란 제목과 함께 이 아쿠아리움에서 사육되는 북극곰 ‘피자’(Pizza)의 ‘비자연적인 사육생활’을 지적하기도 했다. 피자는 관람객이 사진 찍기 좋게 사방이 투명한 벽으로 된 협소한 공간에 갇혀 지냈다.

동물 전문가들은 북극곰의 생활환경을 감안할 때 야생으로 돌려보내거나 전문적인 야생 동물원으로 이송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육식 포유동물인 북극곰은 헤엄을 잘 치며 물개와 물고기를 먹고사는 자연환경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쇼핑센터 측은 문제가 된 북극곰 등을 국가기관이 운영하는 동물원으로의 이송을 거부한 채 사육공간을 넓히는 방향으로 ‘눈가리고 아웅’식의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자 민간 동물원 설립 문제에 개입하지 않던 중국 국가임업국은 야생동물 보호에 미흡하거나 사육번식에서 법 위반행위가 있을 경우 의법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실내 동물원 설립 반대운동에 나선 한 네티즌은 “북극곰 피자의 비극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으며 다른 동물들도 피자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며 “이런 야만적인 행위는 중단돼야 하며 정부는 동물 보호를 위한 보다 구체적인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신동주 특파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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