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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저타르담배가 덜 위험하다고? 최대 95배 타르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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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담뱃값 인상에 이어 정부의 강력한 금연정책 등으로 금연열풍이 불면서 많은 흡연자들이 대안으로 캡슐담배, 전자담배 등 유해성분이 일반담배에 비해 적다고 알려진 대체재를 선택했다. 하지만 기존 궐련담배의 맛이나 향을 포기하지 못한 흡연자들은 몸에 덜 해롭다고 여겨지는 ‘저타르담배’를 선택했다.

저타르담배는 일반궐련담배와 동일한 형태이지만 담배에 포함된 타르함량(흡입량)이 개비당 0.1mg 또는 0.5mg으로 일반담배에 비해 적은 담배를 의미한다. 이 제품들은 담뱃갑에 타르 함량을 표시하거나 소매점에 ‘순한 담배’라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광고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흡연자를 유혹하고 있다.

▲흡연습관 고려해 측정한 결과 최대 95배까지 검출

하지만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명연 의원(새누리당)이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의뢰해 시중에 판매되는 저타르담배 5종을 선정해 진행한 담배연기분석측정결과에 따르면 저타르담배를 피웠을 경우 흡연습관에 따라 기준치(0.1mg)보다 최대 95배(9.5mg)나 많은 타르를 흡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가 나오게 된 까닭은 저타르담배의 필터에 나있는 미세한 구멍인 ‘천공’ 때문이다.

흡연 시 천공을 통해 외부공기가 유입되고 이로 인해 담배에 포함된 유해물질흡입량이 줄어드는 것이 저타르담배의 원리다. 담배회사들은 ISO(국제표준화기구)의 국제표준에 따라 천공을 열고 타르흡입량을 측정한다. 하지만 천공은 담배를 무는 곳에 있어 대부분 흡연 시 해당부분이 막히게 된다. 결국 천공을 통해 외부공기가 유입되기 어려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흡연자의 흡연습관을 고려해 천공을 막고 측정한 결과 대표적인 저타르담배 1종에서 기준치보다 최대 95배 많은 타르가 검출됐다. 니코틴도 기준치(0.01mg)보다 적게는 45배에서 많게는 56배나 많이 검출됐다. 이는 덜 유해한 것으로 알려진 저타르담배가 해당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결과다.

▲저타르담배, 광고제재 등 정책적 제안 필요해

경향신문

현재 저타르담배들은 타르함유량을 나타내는 숫자를 담뱃갑에 버젓이 표기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2014년 12월 개정된 ‘담배사업법’시행령 일부개정안에 따르면 라이트∙마일드∙순 등 소비자에 덜 유해하거나 순한 담배로 오인하게 할 수 있는 단어, 문구 및 상표를 못쓰게 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에 덜 해로운 담배로 인식돼 있는 저타르담배들은 타르함유량을 나타내는 숫자를 담뱃갑에 표기하고 이를 버젓이 광고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립암센터 서홍관 금연지원센터장은 “저타르담배 흡연자의 경우 더 자주 더 깊이 들이마신다”며 결국 일반궐련담배와 비슷한 양의 발암물질 및 독성물질을 흡입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저타르담배 흡연자와 일반담배 흡연자의 폐암유병률 비교결과 큰 차이가 없었다는 사실은 저타르담배가 건강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증명해준다”고 설명했다.

즉 일반담배와 유해물질흡입량에 차이가 없는데도 잘못된 정보로 인해 저타르담배 제조업체가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김명연 의원은 “담배회사들이 저타르담배에 표시 기준치보다 실제 타르흡입량이 더 많다는 것을 알면서도 덜 해로운 담배라고 광고하며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다”며 “담뱃갑에 정확한 흡입량을 표기해야한다”고 언급했다.

국제표준측정법이라는 명목 아래, 흡연자의 실제 흡연습관을 고려하지 않고 측정한 타르 함유량을 표기하고 광고하는 것은 소비자기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담배성분의 측정 및 표시기준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헬스경향 백영민 기자 newbiz@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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