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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수입차 딜러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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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할부 등 영업 계속, 딜러업계도 자성의 목소리

수입차시장은 임포터가 甲…"암묵적 유도" 성토도

뉴스1

그래픽=이은주 디자이너©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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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차팔이. 차량 판매사원을 낮잡아 부르는 말이다. 편법 할부금리 등으로 판매마진을 챙겨가던 자동차 영업시장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묻어있는 은어다.

특히 폭스바겐의 소음·배기가스 성적서 조작으로 신뢰가 무너진 수입차 시장에서 이같은 불신은 더 깊어졌다. 판매 위축에 따른 경영여건 악화와 함께 불공정행위에 대한 비판까지 대부분 딜러사(社)가 감내하고 있다.

◇ 수입차 판매량 급감…바닥 친 소비자 신뢰

30일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내수에서 판매된 수입차는 총 14만8411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5% 감소한 수준이다.

7월부터는 월 판매 대수가 1만500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8월까지 수입차의 내수 판매량은 꾸준히 월 평균 1만8000대 이상을 유지했다.

수입차 판매부진의 원인은 표면적으로 아우디 폭스바겐 차량이 판매금지를 당한데 있다. 소음·배기가스 성적서 조작에 따른 환경부의 인증취소 처분으로 아우디 폭스바겐은 8월부터 시판 차량 중 90%가량(32개 차종, 79개 모델)을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내수에서 팔린 폭스바겐 차량은 76대다. 올해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던 3월 3663대와 비교해 50분의1 수준에 불과한 판매량이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을 더한 전체 판매량은 8월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90% 이상 급감했다.

판매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은 수입차 브랜드 3위권 안에 들던 아우디 폭스바겐 몰락에 있지만 속사정은 좀 더 복잡하다. 폭스바겐 사태 이후 눈가림식 할인행사 등 수입차 영업방식에 대한 논란까지 겹치며 소비자 불신이 깊어진 점도 판매량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 미끼할인 등으로 눈 가리고 아웅, 불신 원인

수입차 시장에서 편법영업 방식의 대표적인 사례는 미끼할인이다. 예컨대 A딜러업체가 할인액 500만원(차량가 8000만원 기준)을 제시했다면 B사(社)는 700만원을 불러 차를 판매하는 식이다.

이때 B업체는 할인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마진을 보존한다. A사의 할부금리가 4.4%(선수금 1000만원, 36개월 조건)라면 고객은 매달 193만6465원을 내야한다.

B업체는 신차할인 폭을 늘리는 대신 할부금리를 6.5%로 높여 마진을 보존한다. 같은 할부 조건에서 고객이 매달 납부해야하는 돈은 193만8872원이다. 겉으로 B업체가 더 싼값에 파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남는 마진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

이밖에 딜러업체가 수입차 계열금융사의 할부상품을 소개해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등 마진을 보존하는 다양한 방식이 대부분 영업점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는 차 가격 및 인센티브 결정권을 가진 임포터가 묵인 또는 협력해야만 가능한 영업방식이다.

◇ 권한은 수입법인이 가졌는데…비난은 딜러업체에게

편법영업에 따른 소비자불신의 1차적인 책임은 판매창구인 딜러업체에게 있다. 딜러업계에서도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소비자를 상대로 한 불공정거래행위 의혹의 주체가 사실상 수입권을 가진 업체라는 점에서 모든 비난이 딜러들에게 쏠리고 있다는 점은 안타깝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소비자원이 수입차업체의 불공정거래 의혹을 제기하면서 벤츠 딜러사인 한성자동차를 거론한 것도 동일한 맥락이다. 을의 위치에 있는 딜러업체들이 수입차시장 불신의 원인제공자로 지목되는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배경이다.

수입을 전담하는 법인은 차량 가격 및 인센티브 부여 결정권은 물론 딜러십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가지고 있다. 딜러업체는 어떤 방식을 동원해서라도 일단 판매실적을 채워야만 한다.

잦은 할인행사로 고무줄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수입차가격의 결정권자도 수입법인이다. 가격 뻥튀기 논란이 이는 대대적인 할인행사 등도 수입차업체가 유도했다고 볼 수 있다. 업계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최대 40% 이상 비싸게 책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최근 출시된 신형E클래스(E300)는 미국 판매가격에 비해 700만원 정도 더 높은 가격에 한국에서 팔리고 있다.

N수입차 영업점 딜러는 "판매창구인 영업점에서 빚어진 불신은 1차적으로 딜러 책임이지만 임포터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데도 원인이 있다"며 "신차가 나올 때 수입차업체는 실적 좋은 딜러에게 먼저 물량을 밀어주기 때문에 임포터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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