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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팝인터뷰③]심은진 "베이비복스 꼬리표? 굳이 떼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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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배우 심은진/사진=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이소담 기자]심은진이 베이비복스 꼬리표를 굳이 떼내고 싶진 않다고 밝혔다.

배우 심은진은 최근 서울 한남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감독 김경형/제작 뿌리깊은나무들) 홍보 인터뷰를 갖고 걸그룹 베이비복스 멤버로 데뷔해 현재까지 따라다니는 꼬리표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이날 심은진은 “지금도 베이비복스 꼬리표를 굳이 떼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한다. 그런데 오히려 기자 분들이 자꾸 그 꼬리표를 떼려고 하더라. 하하. 이제는 베이비복스가 아니라고 털어내 주려고 하는데, 난 베이비복스가 따라다녀도 상관없다. 어쨌거나 내가 베이비복스로 데뷔한 걸 부정할 순 없잖나. 음악이랑 절교하겠다고 한 적도 없고, 음악이 아직도 좋다. 좋은 기회가 있다면 싱글을 낼 생각도 있다”고 운을 뗐다.

“굳이 하나를 택해야하나? 음악도 그렇고 작가 활동을 하는 것도, 전시회도 하고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것도 그렇고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 배우 심은진이냐, 가수 심은진이냐, 작가 심은진이냐, 아니면 인간 심은진이냐인데 난 인간 심은진을 고르고 싶다.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연기와 노래, 사진이나 글, 그림을 택한 것이지. 난 그저 죽을 때까지 표현하고 싶다. 물론 하나만 제대로 하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하나만 하는 게 내 성격이랑도 잘 안 맞는다. 하나만 하면 지루하다. 집착하고 깊게 빠지는 건 안 좋아한다. 내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만 빠지고 싶다. 무언가가 고통이 되면 안 된다. 음악도 연기도 작가도 재밌을 때 하고 싶다. 내가 워낙 잡다한 걸 많이 하잖나. DJ도 하고.(웃음) 그건 다 재미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물론 DJ는 힘들어서 바로 놨지만 말이다. 나중에 지인들끼리 파티 할 때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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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심은진/사진=서보형 기자


“연기로는 조금 길게 가고 싶다”는 심은진은 “아직까지는 다양한 역할을 못해봤다고 생각한다. 영화나 드라마 안에서는 진짜 센 역할만 많이 했다. 연극이나 뮤지컬은 조금 달랐지만 말이다. 서른 살에 ‘위대한 개츠비’에서 선 역을 연기했었다. 그런 역할이 연극, 뮤지컬에선 종종 들어온다. 백치미에 가련하고 그런 역할도 했었는데 영화 드라마 등 카메라 앞에선 다 센 역할 뿐이었다. 어느 회사 팀장에 커리어우먼, 레드립에 도도하고 센 역할이었다. 연기 데뷔작인 드라마 ‘대조영’부터 역할이 강했고, 베이비복스 때도 이미지가 셌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어 심은진은 “베이비복스의 센 이미지가 ‘대조영’으로 흘러갔고 그것도 세다 보니 연약한 역할이 어울릴 것이라 생각 안 하는 것 같다. 매니저가 들고 다니는 프로필엔 여성스러운 사진으로 해달라고 했다. 포털사이트 프로필 사진도 연약해 보이는 걸로 해놨음에도 불구하고 약한 역할이 안 들어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현재 방송 중인 SBS 아침드라마 ‘사랑이 오네요’에서도 신다희 역을 맡아 매회 악녀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심은진은 “정말 장난 아니다”고 혀를 내두르며 “감독님이 ‘대조영’ 때 내 팬이어서 ‘사랑이 오네요’에 캐스팅했다고 하더라. 말 다했지. ‘대조영’의 기억이 남아있어서 감독님이 아직도 ‘대조영’ 이야기를 한다. 물론 내겐 인생작이나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인생작을 만난 거죠”라고 말했다.

“‘대조영’의 경우도 처음 연기를 시작한 것 치고는 너무 고생을 해서 그때 당시만 해도 시험에 빠져들었다.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나 하고 말이다. 내가 솔로 2집을 준비하다 말고 왜 연기를 하겠다고 해서 팔자에도 없이 무슨 짓인가 싶더라.(웃음) 왜 연기를 하고 있나, 남는 게 뭔가. 특히 그때 김종선 감독님이 아무것도 못하게 했다. 그래서 MC를 맡고 있던 프로그램 3개가 날아갔고, 라디오 DJ 기회도 날렸다. 게다가 CF도 못 했다. 연기 말고는 다 못하게 했다. 아무것도 하지 말라면서 해외촬영도 못 보낸다고 그러고. DJ는 진짜 하고 싶었는데 못했고, 예능도 ‘여걸식스’ ‘타임머신’에 출연 중이었는데 ‘대조영’ 출연 때문에 다 무산됐다. 무섭다고 소문난 감독님이라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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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심은진/사진=서보형 기자


심은진은 “이렇게 기회를 다 놓쳐가면서 나한테 남는 게 무엇인가 싶기도 했다. 심지어 ‘대조영’ 촬영이 끝나니까 소속사와의 계약도 끝나더라. 많은 시험에 들었죠”라며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대조영’의 금란 같은 그런 역할이 또 내게 들어올까 싶기도 하다”고 ‘대조영’을 기점으로 자신의 인생에 변화가 찾아왔음을 밝혔다.

“연기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베이비복스의 공이 컸다”는 심은진은 “내가 베이비복스로 유명해지지 않았다면, 월드컵 때도 응원 무대에 못나갔을 것이고, 거기에 못 나갔으면 캐스팅 감독님이 날 못 봤을 것이고, ‘대조영’에도 출연할 수 없었을 것이다. 좋은 역할을 맡을 수 있었던 건 베이비복스 역할이 제일 컸다. 그러다보니 꼬리표를 떼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심은진은 “물론 다른 사람이 보면 배가 아플 수 있다. 가수로 유명해지니까 연기자로 노력하는 애들의 것들을 그냥 얻었다고 하는 거지. 하지만 가수도 그 자리에 오르는 게 쉬운 게 아니잖나. 다 도긴개긴이다. 지금 보면 단점도 있고, 불만도 생기긴 하는데 ‘대조영’ 금란 같은 역할을 어떻게 얻겠나”라고 강조했다.

‘대조영’이 그랬던 것처럼, 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는 심은진에게는 연기인생에서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준 작품이다. 바로 연기를 시작한지 10년 만에 처음으로 아이 엄마 역을 연기했기 때문. 심은진은 “누군가의 엄마 역할은 처음 해봤다. 지금까지 한 배역 중, 자식이 있는 역할이 처음이다. 물론 아이를 키우는 걸 경험해보지도 않았고, 촬영도 안 해봐서 부담되긴 했다. 실제 내가 엄마도 아니고 결혼도 안했는데 어떻게 느낌을 낼까 싶더라. 보는 사람들에게 너무 미혼으로 보이면 안 되니까 말이다. 돈 많은 집안에 시집가서 조금 화려하게 꾸미고 다니는 캐릭터 설정과는 별개로 나도 엄마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아이를 키우며 힘들었단 공감대를 이끌어내야 하는데, 그게 고민됐다”고 말했다.

“대신 이번 작품을 통해 엄마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심은진은 “아이 엄마 역할에 대한 연구를 했기 때문에 이젠 겁이 없어졌다. 그런 역할을 슬슬 해야 하는 나이이기도 하고 말이다. 계속 싱글여성만 연기할 순 없으니까. 두려움을 깼다. 그동안 작품에선 결혼 날짜를 잡아놓고 남편이 죽거나, 사고를 당한다거나 했는데 말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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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심은진/사진=서보형 기자


“나이가 먹으면서 계속 누군가의 엄마 역할을 하게 되면 이제 멜로는 못하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잖나. 엄마 역을 맡는다면 싱글로서는 끝날 것 같아서 두려웠다. 또, 벌써 애엄마 역할을 해도 되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연극을 했을 때는 기혼 여성 역할을 해봤더라. ‘내 아내의 모든 것’ ‘연애시대’도 그렇고, 되짚어보니 못할 건 없더라. 그래서 이번에도 용기를 냈다.”

특히 심은진은 “친구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보니 주변을 보며 많이 연구를 했다. 이야기도 들었고, 조카도 있으니까. 특히 여러 가지 유형의 엄마가 있잖나. 성격도 모두 다르니까 출연을 결정하고 나서는 엄마들을 유심히 보게 되더라. 그 전엔 관심이 없었고 연구도 안했다. 관심 밖이니까 그러려니 했는데, ‘우주의 크리스마스’ 도연 역할을 하면서는 관찰을 하게 됐다. 그들의 삶과 가치관에 대해서도 연구 하면서 뭔가 더 얻어간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우주의 크리스마스’는 똑같은 이름으로 닮은 인생을 살아가는 세 명의 여자 성우주의 기적을 담은 작품. 서로의 과거, 현재, 미래가 되어 삶의 희망을 공유하는 세 여자의 판타지 드라마를 그린다. 김지수, 허이재, 심은진, 윤소미, 장경업 등이 출연한다. 오는 10월1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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