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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한진해운사태 한달…빈 컨테이너 포화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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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한진해운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개시 한달을 맞아 전체 유량화물 39%가 소화되며 물류대란이 일단 최악의 상황은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량화물은 컨테이너선에 실려 바다위에서 대기 중인 화물을 말한다.

하지만 한진해운이 무너지면서 한달간 국내외 해운 시장은 급격한 변화를 맞았다. 한진해운 글로벌 컨테이너 운송 순위가 7위에서 13위로 추락하는 등 한국 해운 위상은 변방국 수준으로 밀려났다. 북미를 비롯한 주요 지역 컨테이너 운임은 50%나 치솟아 해외 경쟁 선사들이 오히려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유랑화물 문제도 완전 해결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다. 납품기일이 지체된 화주들의 줄소송과 하역 후 빈 컨테이너가 사태 악화 복병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해양수산부와 한진해운에 따르면 현재 하역하지 못하고 대기 중인 유랑화물은 총 20만 5797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를 실을 수 있는 규모)로 조사됐다.

법정관리 개시 이후 전체 유랑화물(33만 7504TEU) 열개 가운데 네개(13만 1707TEU)꼴로 하역을 마친 셈이다. 97척 컨테이너 선박 중에서는 52척(53%)이 실린 짐을 소화했다.

한진해운은 회사 안팎에서 2000억원 어치 자금을 마련해 세이프존(압류금지지역)으로 지정된 각국 항만에서 짐을 내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10월달까지 하역 물량을 9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목적항에 짐을 내리고 난 후 남은 컨테이너 박스 처리가 새 골칫거리고 등장했다. 이를 다시 선적해 운항하는데도 돈이 들기 때문에 상당수 컨테이너는 항구에 임시로 쌓아둔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미처리 컨테이너가 쌓여 포화 상태에 달하자 다른 해운사 터미널 물류 처리까지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컨테이너 안에 실린 화물 문제도 진통을 겪고 있다. 한진해운으로부터 터미널 이용비를 받지 못했던 독일 함부르크 터미널은 각 컨테이너박스 당 3000달러 가량 비용을 지불해야 터미널 밖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화주가 직접 짐을 가져가려고 해도 터미널 측에 반출 비용을 내야하는 경우가 있다”며 “한 컨테이너 안에 실린 짐의 화주가 여러 명일 경우에는 한 화주가 임의로 화물을 반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 파나마 등 한국 스테이오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나라는 더 많은 비용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돈이 들어오는 대로 순차적으로 박스 수거와 반납에 나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해운시장에 대한 한국 지분은 빠르게 소멸됐다. 지난달 30일 해운통계업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현재 한진해운 컨테이너 선복량은 46만 5291 TEU로 법정관리 직전 세계 7위에서 13위까지 밀렸다.

14위인 현대상선과는 불과 2만여 TEU차 밖에 나지 않는다. 이달 중에는 국내 1위 해운사 지위를 뺏길 전망이다.

한진해운 붕괴로 아시아~북미 컨테이너 운임이 17개월새 최고치로 솟아오르며 해외 선사들 반사이익이 가시화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미국 서안 컨테이너 운임(40피트 1개 기준)은 1730달러 선으로 8월 대비 50% 급등했다.

[김정환 기자 /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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