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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3년 반 만에 꺾인 전세가율… 전셋값 꼭지 찍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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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 전세가율 0.1%P 하락

전문가 “매매가 급등 따른 착시 현상

전셋값 가을 성수기 상승세 이어갈 것”

입주물량 증가 지역은 하락 전망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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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수준을 뜻하는 ‘전세가율’이 3년여만에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끝 모를 전셋값 상승이 드디어 꼭지를 찍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선 “최근 전세가율 하락은 매매가 급등에 따른 착시에 불과하며 전셋값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29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전국 아파트의 9월 전세가율은 8월보다 0.1% 포인트 하락한 75.4%를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이 전달 대비 하락한 것은 2013년 4월 이후 무려 3년 5개월 만이다.

서울 지역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벌써 세달 째 하락세다. 지난 6월 75.1%로 정점을 찍은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가율은 7월(74.8%), 8월(74.5%), 9월(74.2%) 세 달 연속 내리막이다. 서울의 25개구 가운데 이달 전세가율이 하락한 곳은 15곳이나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지표를 근거로 ‘전셋값이 꼭지를 찍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말한다. 최근 전세가율 하락은 매매가격(분모)이 전세가격(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가파르게 상승한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 국민은행이 집계한 9월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8월보다 0.1% 오른 반면, 매매 가격은 0.15% 상승했다. 서울도 전셋값 상승폭(0.19%)이 매매가(0.44%)보다 낮았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최근 3개월 동안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급등한 반면, 전세시장은 여름 비수기의 영향으로 상승폭이 주춤했다”고 말했다.

자체로만 놓고 봐도 전세가격은 계속 오름세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2011년 12월 이후 58개월 연속, 서울 지역 전세가는 2013년 4월 이후 42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최근 2~3개월 사이 서울 서초ㆍ송파ㆍ강동구 등 일부 지역의 전셋값이 주춤했으나, 이를 전세가격의 전반적인 하향 안정화로 일반화하기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때문에 가을 성수기와 맞물려 당분간 전세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갈 거란 전망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권일 팀장은 “가을 결혼 시즌과 이사철을 맞아 전세 수요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며 “여기에 현재 재건축이 추진 중인 강동구 둔촌주공에서 5,000가구 이상의 이주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전세 수요는 두터운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새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하는 일부 ‘공급 과잉’ 지역에선 전셋값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 서울에서는 강동ㆍ송파구 등 동남권 지역이 후보로 꼽힌다. 연말까지 위례신도시ㆍ하남 등에는 6,000여 가구 입주가 예정돼 있다. 수도권 신도시에서 나타났던 ‘아파트 준공에 따른 전세공급 증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방에선 마찬가지로 전주, 대구 등 혁신도시에서 전셋값이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올 하반기부터 입주 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지방 혁신도시의 경우 전세시장이 다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향후 전세시장 전반의 하향 안정화를 점치는 목소리도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장은 “2017~2018년 입주 예정인 70만 가구를 감안하면, 전세 공급 대폭 증가로 전셋값이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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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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