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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트럼프, 안 예쁜 골프장 여직원 해고하려 했다" 증언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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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자신의 골프장에 고용한 여직원을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해고하려 했다는 직원들의 증언이 나왔다.

현지 일간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 직원들의 법정 증언 녹취록을 입수해 29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2005년 문을 연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은 LA에서 남쪽으로 약 50㎞ 떨어진 랜초 팰로스 버디스에 위치해 있다.

이 녹취록은 트럼프의 골프장이 식사와 휴식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고 차별 행위를 가했다며 노동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한 직원들의 법정 증언을 속기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골프장 직원들은 트럼프가 방문할 때마다 경계 태세를 갖췄다고 증언했다. 덜 매력적인 여성이 자신의 골프장에서 일하는 것을 보면 해고하려 했던 트럼프 때문에 젊고 마르고 예쁜 여직원을 클럽하우스 식당에 배치했다는 것이다.

2008년까지 클럽하우스 식당 매니저로 일한 헤일리 스트로저는 법정 증언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골프장을 방문해 매니저들에게 수차례 말하는 것을 봤다"며 "식당 여종업원이 충분히 예쁘지 않으면 해고하고 더 매력적인 여성으로 교체할 거라는 얘기였다"고 말했다.

스트로저는 "트럼프가 방문할 때마다 거의 매번 이런 지시를 내렸다"며 "이에 따라 여직원들의 근무 일정을 바꿔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여직원들의 외모를 능력보다 중시했고, 실제로 겉모습에 신경을 쓰도록 압박을 줬다는 증언도 나왔다. 직원들은 매력적인 여직원을 최우선으로 꼽는 트럼프의 언행이 노골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2009년까지 클럽하우스 식당의 매니저로 일했던 수 퀴아트코우스키는 "도널드 트럼프는 예쁜 여성이 언제나 클럽에서 일하기를 바랐다"며 "한 번은 그가 내 옆에서 '나는 당신이 여기에 예쁜 여직원을 데려왔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이곳에 왔을 때 미모가 뛰어난 이들을 보고 싶어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클럽하우스 식당 매니저였던 찰스 웨스트는 법정 증언에서 "트럼프가 니콜이라는 젊고 예쁜 여직원을 봤는데, 그녀를 가리키며 다른 남성들과의 회의 자리에 데려오라고 했다"며 "니콜을 데려가자 트럼프가 손님들에게 그녀를 소개하며 '봐라. 아름다운 여성을 찾으러 헐리우드에 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니콜에게는 '유대인 남성을 좋아하느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골프장에서 일했던 여직원들도 근무 당시 느겼던 압박과 불편함을 토로했다.

마랄 볼사히안은 "트럼프가 방문할 때마다 불편했고 내게 하는 행동이 부적절했다"며 "당시 나는 40대였는데 트럼프는 내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소녀'라는 식의 표현을 했다. 나중에 내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자 볼 때마다 '결혼 생활이 여전히 기쁘냐'고 물었다"고 증언했다.

연회 준비를 총괄했던 스트로저는 2003년 트럼프 회사 부사장인 빈센트 스텔리오를 만났던 기억을 상기하며 "스텔리오가 '트럼프는 뚱뚱한 사람을 싫어한다'며 능력이 출중한데도 살이 쪘다는 이유로 한 여직원을 해고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실제로 여러 명의 여성이 매력적이지 않은 것으로 간주돼 해고됐다고 증언했다. 얼굴에 여드름이 났다는 이유로 서빙 일을 그만둬야 했던 사례도 있었다.

트럼프는 과거 여성의 외모를 비하하며 개와 돼지에 비교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jh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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