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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밀착카메라] 암표·꼼수 기승…소란한 '고궁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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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복궁과 창경궁에선 지난 주말부터 야간 특별 관람이 시작됐습니다. 역시나 입장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입니다. 비싼 암표에 갖은 꼼수까지 동원되고 있습니다. 고즈넉한 고궁의 가을밤 뒤에 소란스러운 모습들을 담아왔습니다.

밀착카메라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고궁에 조명을 비추자 낮과는 다른 은은한 정취가 피어납니다.

예로부터 나라의 경사가 있을 때 연회를 열던 경회루는 연못에 반사돼 신비함을 더합니다.

이런 매력에 빠져보려는 시민들이 많아 매년 가을 실시되는 고궁 야간개장은 늘 인기입니다.

지금 시각은 오후 6시 반, 야간 관람 시간을 30분 앞두고 있지만 이미 많은 분들이 이렇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쪽 줄은 인터넷 예매를 마친 관람객이 입장권을 교환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고, 이쪽 줄은 현장에서 표를 구매할 수 있는 65세 이상 어르신과 그리고 외국인 불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지난 주말부터 경복궁과 창경궁이 밤에도 문을 열었는데, 표는 예매 시작 40여 분 만에 모두 동이 났습니다.

인원수를 제한하고 있어 표가 없으면 입장 자체가 안 됩니다.

[표 없으면 안 됩니까? (안 되죠.) 아, 안 되는구나.]

이러다 보니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시민을 노린 비싼 암표가 등장했습니다.

암표를 막기 위해 인터넷 예매권을 입장권으로 교환할 때 신분증 확인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이처럼 암표가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3000원짜리 경복궁 입장권 가격은 1만3000원으로, 1000원짜리 창경궁 입장권은 만원으로 10배나 뛰었습니다.

당국은 단속을 실시하고 있지만 거래가 SNS를 통해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어 적발이 쉽지 않습니다.

현장 구매 대상인 것처럼 속여보려는 꼼수도 동원됩니다.

[관람객 : 저번 주에 2장 이거로(외국인 신분증) 샀거든요. 그런데 누가 봐도 (다른) 여자인데 빌려 왔나 그럴까 봐.]

문화재청은 이번에는 한복을 입은 관람객은 무료입장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도 꼼수가 등장했습니다.

[경복궁 관계자 : 남녀 성별을 바꿔서 입고 오거나 원피스만 입고 저고리는 벗고 온다든지 그런 경우가 허다했거든요.]

이 때문에 한복착용법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놓고 관람객들에게 입장 가능 여부를 안내해주고 있습니다.

[이광삼 담당/경복궁 관리소 : 깃이 잇고 매듭이 있고 전통 한복은 아니지만 개량 한복으로 입장이 인정됩니다. (한복 바지 입으면 되고요?) 일반 바지는 안 됩니다.]

이 덕분에 한복을 입은 관람객이 전체 1/3가량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고궁 안에는 시간여행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유현종/경복궁 관람객 : 한복의 대중화를 위해 입고 왔습니다. 고궁의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다만 일부 관람객이 음식물을 갖고 고궁 안으로 들어오거나 쓰레기를 바닥에 버리고 가는 경우가 있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음식물 아니에요? 음식물! 음식물은 여기다 두세요.]

고궁의 정취를 넉넉하게 나누는 방법은 관람 규칙을 준수하고 다른 이용객들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비롯할 겁니다.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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