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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OPEC, 원유 감산 합의… 국제 유가 일제히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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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하루 최대 74만배럴 ↓… WTI 5.3%·브렌트유 6% 상승

세계일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8년 만에 원유 감산에 합의했다. 향후 구체적 생산량을 정하고 다른 산유국까지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오펙은 28일(현지시간) 알제리에서 회의를 갖고 하루 생산량 3324만배럴을 3250만∼3300만배럴 사이로 줄이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하루 최고 74만배럴가량을 감산하는 것이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흐 이란 석유장관은 “오펙이 예외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오펙이 하루 70만배럴을 덜 생산할 경우 연말에는 과잉공급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펙의 원유 감산 합의 소식에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1월 인도분은 5.3% 오른 배럴당 47.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48.85달러로 6% 올랐다. 증시도 상승세가 나타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에너지 부문 지수는 4.5%가 올랐다.

세계일보

오펙은 구체적인 회원국별 생산량 감산을 연구할 위원회를 발족해 회원국별 감산 목표치를 정한 뒤 오는 11월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정례 회의 때 이를 보고할 예정이다. 오펙은 러시아를 비롯한 비회원 산유과도 감산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2014년 6월 원유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한 뒤 14개 회원국 전체가 공동 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오펙은 석유 감산에 나선 바 있다.

누레딘 부테르파 알제리 석유장관은 “오펙이 시장을 조정하는 전통적인 역할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앞서 오펙은 석유 감산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수차례 논의가 무산됐다. 이번에는 오펙의 대표적 산유국이자 라이벌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합의하면서 진전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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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는 그동안 원유 생산량을 유지하면서 미국의 셰일업체를 고사시키는 한편 오펙을 포함한 모든 산유국이 동참해야 감산에 동의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저유가 압박이 계속되면서 전략을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사우디는 외환보유액이 지난 2년 사이에 20% 감소할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유 가격은 올해 배럴당 30달러 이하로 10여 년 만에 처음 떨어졌고 최근 몇 달 동안 40달러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이번 합의에는 구체적인 감산 내용이 없어 앞으로 오펙이 생산량을 합의하는 데는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비오펙 국가인 러시아 등이 동참할지도 관건이다. 오펙의 감산 합의만으로는 유가 상승 폭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유에스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로버트 하스 선임 투자연구원은 “현재로서는 유가 상승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배럴당 50달러를 넘기면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다시 불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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