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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뒤바뀐 위상', 韓 애니메이션 "TV보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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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가 유일한 콘텐츠 유통 경로였던 과거에는 방송사가 '우위'

유튜브 등 글로벌화된 콘텐츠의 등장으로 韓 애니메이션 유토 폭 넓어져

방송사 의존 없이도 글로벌 성공이 가능해져..제작사 우위로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절대 갑’으로 군림했던 방송사들의 영향력이 유튜브 앞에서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KBS나 EBS 등 방송사들의 TV 프로그램 편성 없이도 국내 애니메이션이 성공할 수 있다는 실제 예가 속속 나오고 있어서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KBS1과 EBS는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들의 주요 콘텐츠 유통 창구였다. 이들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작품을 알리고 캐릭터 상품 등 부가 수익을 올리는 게 기존 애니메이션 업계의 수익 창출 방식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경향이 바뀌고 있다.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네트워크인 유튜브와 앱마켓 구글플레이를 통해 전 세계 유통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콘텐츠 제작사들은 더이상 국내 방송국에 의존하지 않게 됐다.

◇韓 에니메이션 제작사 “유튜브로 인지도↑” 만족

29일 구글코리아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유아동(0~5세) 콘텐츠 제작사들이 구글플레이와 유튜브를 활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구글코리아 측은 “이들 제작사들이 자사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고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기자 간담회에는 ‘뽀로로’와 ‘타요’로 유명한 아이코닉스, 아동 콘텐츠 포털 ‘키즈월드’의 블루핀, ‘핑크퐁’으로 알려진 스마트스터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구글플레이와 유튜브를 활용해 자신들의 콘텐츠를 유통 시켰던 경험을 발표했다.

이중 아이코닉스는 유튜브를 통해 세계적인 캐릭터 기업이라는 인지도를 확보중이다. 아이코닉스의 유튜브 채널은 현재까지 누적 조회수 40억건을 기록했다.

아이코닉스는 유튜브 내 22개에 달하는 공식 채널을 운영하면서 37개 아동용 앱을 출시했다. 앱에 유튜브 영상을 삽입하고, 유튜브 영상에는 앱 광고를 싣는 등의 방식으로 양 플랫폼(유튜브, 구글플레이) 간 시너지를 높였다.

이종윤 아이코닉스 차장은 “두 플랫폼 간 교차 상승 효과로 연 매출이 2배 이상 성장 매출의 60% 이상이 해외 시장에서 발생했다”며 “구글플레이의 성장이 유튜브 팬덤을 증폭시키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블루핀은 구글플레이로 시작해 유튜브로 영역을 확장한 사례다. 블루핀은 애니메니션 캐릭터와 교육, 게임 콘텐츠가 접목된 유통 채널을 구글플레이에 두고 유튜브를 통하 마케팅했다.

이를 통해 블루핀의 아동 콘텐츠 포털 통합 앱 ‘키즈월드’는 전세계적으로 3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지난해 구글플레이 올해의 앱으로도 선정됐다. 김정수 블루핀 대표는 “유튜브를 통해 소통을 넓혀 나간 덕에 추가적인 사용자 유입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교육 콘텐츠 ‘핑크퐁’ 제작사 스마트스터디도 구글플레이에서 시작해 유튜브로 채널을 확장한 사례다. 스마트스터디는 지난해부터 유튜브 채널을 본격적으로 활성화했다. 유튜브 누적 조회수는 10억회로 채널 구독자는 120만명이다. 기존 방송국 중심의 콘텐츠 유통 시스템이었다면 기대하지 못했을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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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시장 구도..방송국이 아닌 제작사가 ‘주도권’

2~3년 전만해도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는 방송사들의 TV 프로그램 편성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였다. 애니메이션을 접하는 대중적인 수단으로 TV가 유일했다. 이런 이유로 방송사들은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들의 ‘갑’으로 군림했다는 게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신창환 한국애니메이션제작협회 창작분과위원장은 “한국 애니메이션은 방송사들의 편성 비율 감소, 콘텐츠 제작비 증가, 이로 인한 수익률 저하라는 악순환에 빠져 있었다”면서 “그러나 모바일 시대에 많은 변화가 왔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유튜브가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 고질적인 문제였던) 유통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선순환 구조가 왔다”고 덧붙였다. 유튜브나 앱마켓에 올려놓는 것만으로도 중소 창작자나 1인 창작자들도 자신의 콘텐츠 유통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 같은 경향은 제작 현장에서도 쉽게 포착됐다. 방송국에 의존하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이종윤 아이코닉스 차장은 “유튜브를 통해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거꾸로 방송사로부터 연락이 오고 있다”며 “예전과 비교해 관계가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동석한 다른 애니메이션 업체 관계자는 “한국 시장만을 타깃으로 영업하고 마케팅했으면 시장 파이가 작았을 것”이라며 “더 이상 우리가 그들만을 위해 애니메이션을 만들 필요가 없어졌다”고 진단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해외 마케팅 또한 쉬워졌다”며 “과거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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