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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가습기 첫 선고…피해자들, 서울대 교수에 "네가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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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형량에 울분…호흡곤란으로 구급차 실려가기도

피해자들 "검찰, 옥시·김앤장 끝까지 수사하고 처벌"

뉴스1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피해자들이 29일 오전 옥시 보고서 조작 논란을 받고 있는 서울대 조모 교수에 대한 1심 선고 직후 서울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심 판결을 비판했다. 2016.9.29/뉴스1 © News1 성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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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네가 죽인거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옥시레킷벤키저(옥시)로부터 돈을 받고 유리한 보고서를 써준 혐의 등을 받는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에게 징역 2년이 선고된 29일, 법정에 있던 피해자들이 조모 교수(56)를 향해 욕설을 하며 소리를 질렀다.

피해자들은 법정 경위들의 제지를 받아 선고 직후 밖으로 나왔지만 이들의 울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한 여성 피해자는 검찰이 구형한 징역 3년보다 낮은 선고 형량에 오열하다가 호흡 곤란 증세를 보여 119 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다.

이날 조 교수에 대한 선고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한 첫 법원 판결이였다.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신현우·존 리 옥시 전 대표와 노병용 전 롯데마트 대표 등 판매·유통 관계자 21명이 재판을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원래 검찰 구형량 만큼의 선고 형량을 기대하고 기자회견문을 미리 준비했다. 하지만 기대와 다른 형이 선고되자 따로 기자회견문을 나눠주지는 않고 피해자 발언으로 대체했다.

피해자들은 이날 선고 직후 기자회견에서 1심 재판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또 옥시 등 가해 기업과 그들의 증거 은폐를 도운 옥시 측 법률대리인인 김앤장을 검찰이 끝까지 수사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조모씨는 "아빠는 5년을 고통스럽게 보내다가 돌아가셨는데 조 교수가 선고받은 2년은 너무 짧다. 똑같이 (5년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을 위한 판결이 아니고 살인자를 위한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피해자 황모씨는 "서울대 교수는 본인의 잘못을 분명히 알텐데 우리 피해자들의 억울함은 누가 알아주겠나"며 "옥시나 다른 기업 관련 재판을 할 때 (법원이) 엄숙하고 공정한 판결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정동엽 참여연대 선임간사는 "검찰 수사조차 받지 않은 영국 옥시 본사와 위조 증거를 사용해 법원 판결의 진실을 가리는데 적극적으로 임한 김앤장의 혐의를 묻지 않을 수 없다"며 "5년간 묻혀진 진실을 외면한 검찰이 겨우 칼자루 빼든 것으로 생색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남성민)는 이날 수뢰후부정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조 교수에게 모두 유죄를 인정해 징역 2년과 벌금 2500만원, 추징금 12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월3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조 교수는 공무수행의 공정성과 연구발표의 진실성을 크게 침해한 무거운 범죄를 저질렀다"며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
dhspeop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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