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520만 ‘1인가구’ 절반이 ‘신빈곤층’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중위소득 이하 9년새 40.6%->47.6%

같이 사는 가구보다 빈곤율 4배

40~50대 ‘독거중년’ 위기 몰려


한철수(가명·50)씨는 서울의 한 전세임대주택에서 혼자 산다. 2006년 이혼한 이후 10년째 혼자 살고 있다. 이혼 전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처가 도움까지 받아 횟집을 차렸지만 장사는 잘되지 않았다. 결국 문을 닫았고, 아내와의 사이도 틀어져 이혼까지 이어졌다. 아이들 세명은 모두 엄마와 산다. 한씨는 건설 일용직으로 일한다. 일거리가 많지 않거나 몸이 안 좋을 때는 한달 벌이가 50만원을 밑돌기도 한다. 그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도 여력이 안 되는 게 제일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겨레

나홀로 사는 1인가구가 세대를 가리지 않고 증가세를 보이면서 1인가구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가구유형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1인가구의 빈곤율이 다인가구 빈곤율의 4배에 이르는 등 1인가구가 소득, 주거, 건강 등의 측면에서 ‘신취약계층’이 될 위험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한겨레>가 지난 20년간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니, 1인가구는 1995년 164만2000명에서 지난해 520만3000명으로 늘었다. 전체 가구유형 가운데 비중으로 따지면, 12.7%에서 27.2%로 껑충 뛰면서 가장 주된 가구유형이 됐다. 부모와 자녀가 모여 사는 전통적 가구유형인 4인가구는 2005년까지만 해도 가장 큰 비중이었지만, 2010년 2인가구에 자리를 내줬고 지난해에는 1인가구가 이 자리를 차지했다.

1인가구의 급증과 함께 ‘빈곤한’ 1인가구 비중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2015 빈곤통계연보’를 보면, 1인가구의 상대빈곤율(소득이 중위소득의 50% 아래인 가구)은 2006년 40.6%에서 2014년 47.6%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1인가구를 제외한 가구의 상대빈곤율은 13.7%에서 12.8%로 낮아졌다. 전반적으로 ‘나홀로’ 사는 가구가 빈곤 위험이 높은 현실을 드러낸다.

전문가들은 특히 독거노인, 독거청년에 이어 한씨와 같은 ‘독거중년’이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현재도 빈곤 위험에 처해 있을 뿐 아니라, 노후 준비도 미흡해 빈곤노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1인가구를 연령대별로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60살 이상(30.3%)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30대(18.3%)가 뒤를 이었다. 중년층인 40대와 50대는 각각 16.3%와 16.9%로 전체 1인가구의 3분의 1(33.2%)에 달했다. 20년 전에는 1인가구 중에서 40~50대 비중이 21.1%에 그쳤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 발랄한 전복을 꿈꾸는 정치 놀이터 [정치BAR]
▶ 콕콕 짚어주는 [한겨레 카드뉴스] [사진으로 뉴스 따라잡기]
▶ 지금 여기 [오늘의 사설·칼럼] [한겨레 그림판] [스페셜 콘텐츠]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