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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단독] 국립중앙의료원 의료기기 절반이 노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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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2대 중 624대 내구연수 넘겨 / 30년 넘게 사용 한 것도 9대 달해 / 응급실·수술실 등서 계속 사용 / 사용 용도별 관리체계 마련 필요

국립중앙의료원이 보유 중인 의료기기 2대 중 1대가 사용 기한을 훌쩍 넘긴 노후 장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입한 지 30년이 넘은 장비들도 사용되고 있어 의료기기에 대한 적극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정의당)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7월 현재 의료원의 의료기기 1392대 중 내구연수를 넘긴 기기가 624대로 44.8%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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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구연수를 넘겨 노후화된 기기 비율은 2012년 27.0%에서 매년 급증해 2014년 47.6%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15년 46.2%로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4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내구연수를 넘긴 의료기기 중 112대는 사용한 지 15년이 넘었다. 이 가운데 55대는 20년을 초과해 사용했으며 30년이 넘은 의료기기도 9대나 됐다. 의료기기의 내구연수가 통상 5∼10년이란 점을 고려하면 사용기한을 10년 이상 넘긴 기기들이 많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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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 사용한 의료기기는 분만실에 설치된 무균 손 세척기(수술용)로 1981년 구입해 사용한 지 35년이 지났다. 내구연수(7년)를 28년이나 넘긴 것이다.

다음으로 병리과의 현미경과 신생아실의 영아보육기가 각각 34년으로 뒤를 이었다. 둘다 내구연수는 10년이다. 또 병리과의 원심분리기와 진단검사의학과의 현미경, 성형외과 내시경, 마취통증의학과의 마취기 등도 내구연수는 7∼10년이지만 사용한 지 30년이 넘었다.

응급실 등 위중한 환자를 다루는 곳에서도 낡은 의료기기가 쓰이고 있었다. 응급실의 전기수술기(내구연수 7년)는 1992년에 구입해 24년 넘게 사용 중이다. 중환자실에서 사용하는 환자감시장치 중 2대도 내구연수(10년)를 5년 이상 넘겨 사용, 의료진이 교체를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내구연수별로는 10년인 의료기기 중 32.9%, 7년인 의료기기 중 50.4%, 5년인 의료기기 중 64.0%가 사용기한을 넘겨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의료장비 현대화사업 계획’에 따라 의료기기 노후화율을 2018년까지 34%로 줄인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노후 의료기기 교체는 미진한 상황이다.

윤 의원에 따르면 올해 국립중앙의료원의 각 진료부서에서 교체를 요구한 노후의료기기는 37대였지만 이중 교체된 의료기기는 10대에 그쳤다. 현재 11대는 구매가 진행 중이지만 16대는 구매 시도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격으로 따지면 의료기기 교체에 필요한 비용 16억7000만원 중 5억원 정도만 집행된 것이다.

윤 의원은 “내구연수가 지났다고 해서 꼭 모두 폐기하거나 처분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 의료기기 노후율이 40%가 넘는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기기는 환자의 안전과 직결된 만큼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직접적인 환자시술과 관련된 의료기기에 대해서는 특별관리를 하는 등 의료기기를 사용 용도별로 나눠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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