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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실리콘밸리 리포트> 창설 18돌 구글…진짜 생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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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창립일 9월 4일, 도메인 등록은 9월 17일

논란 없애고자 9월 27일로 정해, "진짜 생일이 뭐 그리 중요해"

연합뉴스

창립 18돌 맞은 구글 두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1998년 스탠퍼드대학 박사과정에 재학하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페이지 랭크'라는 검색기술을 기반으로 설립한 구글이 27일(현지시간) 18번째 생일을 맞았다.

미국에선 18세가 되면 법적으로 투표권이 부여되고, 흡연이 가능한 나이다. 성인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그러나 구글의 진짜 생일을 놓고는 10여 년째 말이 분분하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정말 오늘이 구글의 생일이야"라는 똑같은 질문이 제기된다.

IT 전문매체 '더넥스트웹'은 "구글은 모든 것을 안다. 그러나 자신의 정확한 생일이 언제인지는 아직도 모른다"고 말했다.

구글의 회사 공식 기록에는 창립일이 1998년 9월 4일로 돼 있다고 한다. 그러나 구글의 사업이 상당한 궤도로 진입한 뒤인 2003년에는 9월 8일을 생일로 기념했고, 그 이듬해에는 9월 7일을 생일이라고 발표했다.

또 2005년에는 9월 26일을 창립 기념일로 정했다가 2006년부터 9월 27일을 공식 생일로 지켜왔다.

9월 27일은 구글 역사에서 무엇이 시작된 상징적인 날이 아니다. 심지어 어떤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온 날도 아니다. 그냥 매년 반복된 출생일의 혼란을 정리하기 위해 스스로 정한 날짜에 불과하다.

실제 생일을 정하자면 페이지와 브린이 스탠퍼드 기숙사에서 처음 검색기술을 개발한 1996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최소한 구글닷컴이 처음으로 도메인 등록을 한 9월 17일로 해야 하는 것이 옳은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진짜 생일이 언제냐가 뭐 그리 중요한가.

지난 18년 동안 구글의 성취는 이제 갓 성인으로 들어섰다고 하기엔 너무 많은 것을 이뤄냈다.

1초당 대략 230만 건의 검색이 이뤄지는 전 세계 인터넷 검색시장의 자이언트. 휴대전화의 기반이 된 안드로이드,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구글 맵, 유튜브 등 우리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구글이다. 아니 우리 생활을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글의 욕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인공지능과 무인자동차 개발의 선두주자로 미래의 우리 생활에 또 한 번의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구글의 성취 기저에는 '자유'가 있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구글의 인사 책임자였던 라즐로 복이 최근 펴낸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에서는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고 모두가 선망하는 최고의 조직 문화를 키우기 위해 구글이 직원들에게 어떤 자유와 재량권을 부여했는지가 상세히 실려 있다.

대표적인 예가 기념일이나 행사, 역사적 인물을 기리기 위해 구글 홈페이지의 로고를 일시적으로 바꿔 놓는 '두들'이다.

로고는 절대 바뀌면 안 되고 항상 올바르게 써야 한다며 '신성시'하던 기존의 브랜드원칙을 구글은 완전히 무시했다. 통설을 거역한 구글 두들은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끌면서 IT 기업의 대표적인 상호 작용 사례로 인정받았다.

IT 매체 복스는 "이 회사의 창업자들은 더러운 기숙사 방에서 '백럽닷컴'으로 처음 사업을 시작했다"며 "가능성을 생각했을 뿐 언제 사업을 시작했는지에 대해선 그들 자신도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반복돼온 생일 논란은 이제 집어치우자는 얘기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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