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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환경 오염 주범 녹조, 훌륭한 에너지원으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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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원형 교수팀, 다수 식물세포 광합성에서 전기 추출하는 ‘나노전극 시스템’ 개발]

국내 연구진이 4대강 등에서 발생하는 녹조를 하나의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27일 류원형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식물세포의 광합성 과정에서 생성된 광합성 전자를 추출하는 ‘나노전극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류원형 교수/사진=연세대


식물세포는 광합성 작용으로 태양광 에너지를 100%에 가까운 효율로 전기화학적 에너지로 변환시킨다. 이 같은 광합성 과정의 높은 에너지 변환 효율을 전기 에너지 추출에 이용하기 위한 시도는 이전부터 진행돼 왔다.

류원형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이전 연구에서 원자력 현미경에 부착된 나노 전극을 식물세포 안으로 삽입해 광합성 과정 중 전류 추출이 가능함을 보여줬다. 그러나 대상이 단일 식물세포로 국한돼 있어 얻을 수 있는 전류의 양이 현저히 적고, 실험 조건이 까다로워 실용화가 어려웠다.

또다른 연구에선 엽록체 내부의 구성 요소인 세포막(틸라코이드)이나 세포막에 있는 단백질 인자인 광계와 같은 광합성 인자를 통해 전류를 추출했다. 그러나 추출된 인자들은 광합성 기능이 점차 상실돼 장기간 전류 추출이 불가능했다. 또 전자를 전달하기 위한 추가적인 전기화학적 매개체가 필요하므로 전체 에너지 추출 효율이 떨어졌다.

이에 연구팀은 살아있는 다수의 조류세포를 이용해 광합성으로 발생한 전자를 추출하고, 광합성 기능의 안정성도 도모하는 대면적화가 가능한 나노 전극 시스템을 개발했다.

조류세포는 수중에서 생활하며 광합성 색소를 가지고 독립영양생활을 하는 원생생물로 녹조현상을 유발하는 녹조류 세포, 해수에 사는 김, 다시마, 미역 등이 포함된다.

연구팀은 다수의 식물세포 안에 전극을 동시에 삽입하기 위해 실리콘 기반의 나노 스케일 전극 기판을 제작했다.

이곳에 다수의 식물세포를 삽입하면 나노 스케일의 전극 역시 동시에 삽입이 돼 다수의 식물세포로부터 광합성 전자를 일괄 추출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류원형 교수는 “향후 넓은 면적으로 제작된 전극을 이용한 대량 광합성 전자 추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살아있는 세포 자체를 이용, 세포 환경이 그대로 유지가 돼 추출 과정 중 광합성 기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이는 초기 전류 추출 시 효율이 장시간 동안 유지된다는 것이다. 또 전기화학적 매개체가 별도로 필요하지 않아 전자추출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류 교수는 “녹조 현상과 같은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요즈음, 이번 기술의 개발은 녹조류를 하나의 훌륭한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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