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유석 판사·『개인주의자 선언』 저자 |
서울숲 옆을 지나고 중랑천을 건너고 봉준호의 괴물이 둥지를 치고 있을 듯한 교각들을 지나 한강을 건넜다. 샛강생태공원의 습지를 구경하고 밤에 더 아름다운 여의도 물빛광장 분수대에 이르니 아이들이 물을 첨벙대며 놀고 있었다. 국민소득이 얼마다, 금메달을 몇 개 땄다, 수출을 얼마 했다 늘 들어도 몰랐는데 한강을 자전거로 달리고 보니 우리도 모르는 새 우리는 정말로 ‘선진국’이 돼 있었다. 수백억원씩 버는 사람들과 섞어서 나눈 평균 숫자가 아니라 물 맑은 강과 나무, 잔디밭, 공원, 길, 함께 쓰는 자전거가 비로소 그렇게 느끼게 해 주었다. 남은 건 방방곡곡 누구나 원하면 해 질 녘에 강으로 나와 우리 곁에 이미 와 있는, 하지만 다 같이 누리고 있지는 못한 이 ‘선진국’이란 놈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아닐까.
문유석 판사·『개인주의자 선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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