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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탐사플러스] 이번엔 '부실공사'…뻥 뚫린 4대강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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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금전 앵커브리핑에서 잠시 언급해드린 4대강 문제. JTBC 탐사플러스에선 이 4대강 사업의 심장부와도 같은 '보'의 부실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4대강에 설치된 16개의 '보'는 물을 가두고 흘려 보내는 핵심 구조물이죠. 그런데 당국의 정밀 조사에서, 일부 '보' 아래 거대한 구멍이 생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 4월 확인된 이 같은 사실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최근 녹조 확산에 따른 생태계 파괴 논란에 이어 4대강의 토목 사업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 구미시의 낙동강 상류에 설치된 구미보입니다.

한국시설공단은 지난 1월 수자원공사 의뢰로 구미보를 점검했습니다.

그런데 보의 앞 쪽에 설치된 물받이공 아래에서 거대한 빈 공간을 발견했습니다.

최대 깊이 30센티미터에 넓이는 500여 제곱미터 크기였습니다.

물받이공은 수문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는 구조물로 보의 본체입니다.

수공은 물받이공 아래에서 강바닥 모래가 빠져 나가 구멍이 생긴 것으로 추정합니다.

보 아래 부분에서 큰 구멍이 발견된 건 처음입니다.

그대로 방치할 경우 물받이공이 내려 앉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보 전체의 안전에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수자원공사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4월부터 긴급 보수에 나섰습니다.

빈 공간에 시멘트를 채워 넣은 겁니다.

그렇다면 구멍이 생긴 원인은 뭘까.

수공은 지난 2011년 공사 당시 건설업체의 잘못이라고 합니다.

업체가 보 아래 흙이 빠져 나간 걸 확인했지 못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업체의 이야기는 다릅니다.

이번에 발견된 구미보의 구멍은 이미 예견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무조정실 산하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는 2014년 6개 보 아래서 물이 샌다고 밝혔습니다.

[배덕효/전 4대강 조사평가위원장 (2014년 12월) : 우리들이 결론을 내린 것처럼 조속한 시간 내에 누수에 대한 원인을 상세 조사해서 보수·보강 방안을 마련하라고 제시했습니다.]

특히 구미보의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했습니다.

당시 조사위 촬영 영상을 보면 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

보 인근 곳곳에서 물이 뿜어져 나옵니다.

수면에선 소용돌이가 생겨 잠수부가 접근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당시 논란으로 수자원공사가 이번에 정밀 점검을 추진했고, 결국 구미보 아래에서 커다란 구멍을 발견한 겁니다.

이번에 점검한 곳은 구미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등 모두 3개입니다.

그러나 16개 보의 실태를 제대로 알기 위해선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안호영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 : (보수) 공사가 완벽하게 시행됐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고, 또 공동의 경우에는 자칫하면 파이핑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구미보에 설치된 수직으로 움직이는 수문, 이른바 가동보 인근에선 상류의 물이 하류 쪽으로 새어 나오는 현상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수공은 보의 구조물 사이에 생긴 틈을 통해 물이 흐르는 것으로 추정하지만, 역시 정밀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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