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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부산·울산 또 가스 냄새…‘지진 전조현상’ 소문에 주민들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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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전문가들 “생활 악취 영향” 분석

“정부 부실대처 걱정” 불안감 여전


부산과 울산 시민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가스 냄새 때문에 불안에 떨고 있다. 최근 잇따라 지진을 겪은 시민들 사이에선 가스 냄새가 ‘지진 전조현상’이라는 소문마저 돈다.

지난 24~25일 부산시 소방본부는 12건의 가스 냄새 신고를 접수했다. 날짜별로는 24일 8건, 25일 4건이었다. 특히 지난 24일 오후 3시17분께에는 부산 기장군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경비 업무를 맡은 청원경찰이 유황 냄새가 난다고 신고했다. 고리원자력본부와 소방, 경찰, 지자체 등은 원전과 신고 접수 지역을 합동 조사했지만, 가스 냄새의 발생 원인을 확인하지 못했다. 고리원전에서는 가스가 새어나간 곳이 없는 것으로 파악돼 현재 원전은 정상 가동 중이다.

부산시는 가스 냄새 발생 원인을 울산에서 발생한 공단 악취와 일상생활 악취 등으로 파악하고 있다. 부산시 환경보전과는 “신고 접수 시간과 장소가 분산된 점과 평일 하루 평균 2~3건의 가스 냄새 신고가 접수되는 점 등을 고려해 분석한 결과, 24일 가스 냄새는 울산에서 발생한 악취 등이 바람을 타고 넘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5일 가스 냄새는 생활 악취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3~24일 울산 남구 석유화학공단과 울주군 온산·온양읍 일대에서도 “악취가 난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울산시와 울산해경은 “현장 확인 결과 공단 안 기업체 정기보수 과정에서 발생한 악취와 에스케이(SK)-7부두에서 석유제품 선적작업 중 유증기가 누출돼 발생한 악취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주민들 사이에선 잇단 가스 냄새가 지진 전조현상이 아니냐는 불안감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7월 부산에서 가스 냄새 소동이 빚어진 뒤인 지난 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 지진이 발생하고 여진이 잇따른 상황에서 다시 가스 냄새 신고가 잇따르는 탓이다.

일단 전문가들은 지진과 가스 냄새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본다. 부경대 환경연구소 서용수 박사는 “신고 내용을 살펴보면, 가스 등 일상적인 생활 악취에 관한 것이다. 울산에서 발생한 악취와 생활 악취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진 관련성은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주민 불안이 가라앉지 않는 것은 재난 관련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지 못 하는 정부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부산에 사는 김아무개(40·해운대구)씨는 “지난 지진 때 국민안전처 누리집은 접속이 되지 않고 재난 문자 통보는 지진 발생 뒤 10여분이나 지나서 받았다. 가장 기초적인 재난 관련 정보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정부인데, 가스 냄새가 지진과 관련이 없다는 부산시의 설명을 선뜻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남아무개(39·남구 대연동)씨도 “우연이 겹쳐 가스 냄새와 지진이 잇따라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재난에 대한 정부의 부실한 대처가 더 걱정”이라고 했다.

부산 울산/김영동 신동명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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