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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휘청이는 가계…'중년·생계형' 대부업 대출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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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 이용자 설문…50대 이상 이용자 9%→18%

생활자금 용도 대출 55% → 62%…매년 증가 추세

뉴스1

서울의 한 대부업체 건물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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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휘청이는 아버지들이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대부업으로 몰리고 있다. 경기 침체가 지속하면서 생계형 자금을 마련하기조차 힘든 이들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베이비붐(1955~1963년생) 세대가 속한 50대의 대부업 이용은 6년 사이 두 배 늘었다.

대부금융협회가 지난 1월 대부업을 이용한 고객 6542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0대 이상은 전체의 18%(1161명)였다. 이는 2010년 같은 조사에서 50대 이상이 9%(515명)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다른 연령대의 중·장년층에서도 대부업 이용은 늘어나는 추세다. 같은 기간 40대 이용자는 23%에서 28%로, 60대 이상은 1%에서 3%로 증가했다. 반면 20·30대의 비중은 각각 28%에서 21%로, 39%에서 30%로 줄었다.

대부업의 주요 고객층이 기존의 젊은이에서 40대 이상으로 옮겨오고 있다고 분석한다. 대부협회 관계자는 "40~60대 중·장년 이용자가 49%로 전체의 절반"이라며 "상위 30개 대부업체를 이용한 고객 대부분을 대상으로 했기에 전수 조사에 근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중·장년의 대부업 이용이 늘어난 건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생계형 자금에 대한 대부업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는 20~30대의 경우 오락 용도로 빌리는 일이 상대적으로 높고, 40~50대는 생활비 목적의 비중이 높다고 본다.

실제로 같은 조사에서 대부업 대출이 가계 생활자금 용도라고 답한 응답자는 2012년에는 55%(2560명)였지만, 2016년에는 62%(3998명)로 증가했다. 기존 대출금 상환 용도라고 답한 이용자의 비중이 20%에서 15%로 준 것과 대조된다. 그동안 대부업 하면 떠올렸던 '빚 돌려막기' 대신 생계형 대출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40대 이상은 자영업자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중·장년층이 내수 부진 등 경기 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민환 인하대 교수가 대부업 이용자를 확률로 추정한 '프로빗 모형(probit model)'으로 분석한 결과, 자영업자가 가계생활자금 용도로 대부업을 이용할 확률은 2012년 6.5%에서 2016년 41.4%로 급증했다. 사업자금 용도는 74.5%에서 33.5%로 줄었다. 사업보다 당장 생활비가 급해 대부업을 찾는다는 얘기다.

이런 현상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금까지 심화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조사에서 2016년 금융채무 불이행자의 대부업 이용 확률은 2012년보다 40.9% 증가했다. 이 교수는 "금융위기 이후 직장을 잃은 40대 이상 이용자들이 생계형 창업 실패 등으로 저신용자로 전락했다"며 "이들의 생계를 위한 자금 수요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는 '생계형 중장년' 대부업 이용자를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주로 저신용자인 대부업 이용자는 경제 여건이 악화하면 연체율이 급격히 상승할 우려가 있다"며 "상환 능력이 미비한 저신용자는 금융이 아닌 사회복지 차원에서 접근해 빈곤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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