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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알레포는 지금 '집단학살'중…무차별 공격에 피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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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여긴 폼페이 아닌 알레포"…주말 200회 공습

뉴스1

시리아 민방위대가 24일(현지시간) 알레포의 한 마을에서 공습 잔해 속에 희생된 아버지와 어린 아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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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시리아 내전의 최대 피해지역인 북부 알레포에서 지난 주말 200여회의 공습으로 "폼페이 화산 폭발 직후와 같은" 비참한 광경이 펼쳐졌다고 CNN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주민 25만명이 살고 있는 동부 반군 지역은 7월 중순부터 빈틈 없이 이어지고 있는 정부군의 포위 작전으로 퇴로조차 없는 '죽음의 도시'가 됐다.

한 활동가는 CNN에 2011년 3월 내전이 처음 시작된 이후 이같은 수준의 공습은 없었다고 밝혔다.

일부 현지 활동가들은 이날 시리아 정부군의 작전 전개로 하루에만 최소 85명이 숨지고 3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CNN에 전했으며 시리아인권관측소(SOHR) 집계에 따르면 이날 새벽이후 5개 마을에서만 최소 27명이 숨졌다.

SOHR에 따르면 지난 22일 정부군이 알레포 동부지역 작전 전개를 선포한 이래 공습으로 최소 124명이 사망했다. 이들 중엔 어린 아이가 최소 19명 포함돼 있다.

이 와중에 '하얀 헬멧'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시리아 민방위대가 공개한 사진은 민간인 희생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했다. 시리아 민방위대는 이것이 전날 공습에 일가족 5명 중 3명이 숨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당일 오전 5시쯤 콰테르지 마을을 타격한 공습에 아버지와 아들 2명은 한 방에서 잠을 자고 있다가 건물이 무너져 한꺼번에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속 시신들은 하얀 화산재에 뒤덮인 로마 고대 도시 폼페이를 연상케 하는 처참한 모습이다.

다른 방에서 자고 있던 어머니와 딸은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가족 3명을 한 순간에 잃게 됐다고 시리아 민방위대는 전했다.

이외에도 알레포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러 구호가들과 활동가들은 주말 동안 미사일과 통폭탄 투하 및 포격에 초토화된 알레포를 담은 사진과 영상들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들은 갑작스레 늘어난 공습에 트위터 해시태그 '알레포 홀로코스트'(집단학살)를 이용, 아직 확실하지 않은 공습 주체를 규탄했다.

공습은 반군 지역인 동부에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주체는 시리아 정권 혹은 러시아 정부로 추정된다. 시리아 반군엔 전투기가 없으며 미군을 비롯한 연합군은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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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만다 파워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시리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 소집된 회의 도중 발언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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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알레포 공습 혐의 러시아 '맹비난'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이날 시리아 사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가 시리아에 공습을 감행하고 있으며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강력 규탄했다.

하지만 안보리는 시리아 사태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했다.

매튜 라이크로프트 유엔주재 영국 대사는 "러시아가 시리아 정권과 협력해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면서 러시아가 고도의 무기를 이용해 시리아인들에게 "새로운 지옥"을 선사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프랑수아 들라트르 유엔주재 프랑스 대사는 "전쟁 범죄가 알레포에서 자행되고 있다"면서 "이들이 처벌되지 않아서는 안 되며 면죄부는 시리아 문제에 있어서 선택 사항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사만다 파워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러시아가 지원하고 있는 것은 대 테러가 아니라 야만적 행위"라고 말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대사들은 알레포 공습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시리아 대사가 발언을 진행할 때에 맞춰 함께 안보리 회의장을 떠났다.

이들 3개국은 19일 휴전이 만료된 뒤 미국과 러시아가 지난 며칠간 휴전안을 되살리려 한 노력이 재차 무산되자, 대책 수립을 위해 이번 긴급 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이들에 맞서는 비탈리 추르킨 러시아 대사는 시리아에 폭증한 폭력 사태가 "이제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성명을 내고 시리아 사태해결을 촉구했다.

반 총장은 국제사회 일원에게 "악몽을 끝내기 위해 더 열심히 협력할 것"을 요구하면서 고도화된 무기를 민간인에 이용하는 것이 전쟁 범죄에 상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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