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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CT장비 10대중 4대 방사선 노출량 몰라…전국에 868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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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희 의원 "환자의 방사선 노출 기준 설정해야"

연합뉴스

독일의 한 병원에 설치된 최신 CT촬영 장비[D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건강검진이나 진단검사 등에 필요한 컴퓨터단층촬영(CT)은 수검자가 상당량의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 사용되는 CT 촬영장비 10대중 4대는 수검자가 방사선에 얼마나 노출됐는지 파악조차 되지 않는 기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김승희 의원(새누리당)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2년 기준 국내에 설치된 CT장비 2천5대 중 868대(43%)가 '선량 표시'를 할 수 없는 기종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26일 밝혔다.

방사선량이 표시되지 않는 기종은 대부분 노후한 장비인 경우가 많다.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CT 장비는 촬영 즉시 방사선량이 환자에게 얼마나 쏘였는지 표시가 된다.

선량 표시가 안 되는 기종은 선량 측정 장비를 별도로 설치하거나 '선량 추정치'만으로 환자의 방사선 피폭량을 추측할 수밖에 없다.

김승희 의원실은 "조사 이후 수년이 흘렀기 때문에 노후 장비가 일부분 교체됐겠으나 장비가 수십억에 이르는 고가여서 교체가 쉽지 않고, 상위 병원의 장비가 중고로 국내에 다시 팔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율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병원 종류별로 보면 종합병원 이상급의 CT장비 중에는 12%가, 병원급 CT 중에는 51%가 선량 표시가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의원급에 설치된 CT장비(전체 579대)중에는 3분의 2에 해당하는 382대(66%)가 선량 표시를 할 수 없었다.

일반적으로 전신CT 촬영을 받으면 수검자는 12∼25mSv(밀리시버트), 복부 골반CT은 10mSv, 흉부CT는 9∼10mSv, 머리CT는 2mSv 정도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이는 원자력안전법 시행령에서 일반인에게 허용하는 연간 인공방사선 노출량(1mSv)을 최대 10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일반인은 자연에서 연간 2.4mSv 정도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우리 국민의 연평균 방사선 노출량은 3.6mSv다. 방사선 관계 종사자들은 연간 50mSv를 넘지 않는 선에서 5년간 최대 100mSv 이하로만 방사선에 노출되도록 규정돼 있다.

김승희 의원은 "선량표시 및 관리가 되지 않는 CT장비를 관리할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방사선관계종사자를 위한 방사선 노출 한계치가 규정돼 있듯이, 환자의 방사선 피폭 안전관리를 위한 별도의 규정도 마련돼야 한다"며 "CT 장비 등 방사선과 관련하여 환자별 피폭량, 검사기간 및 횟수 등을 기록 관리해 중복촬영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junm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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