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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란은 동결, 나머지는 감산"…사우디 제안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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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주요 산유국 알제 회동 사우디 제안 주목…11월 OPEC 총회 지켜봐야 할 듯]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의 산유량 동결을 전제로 주요 산유국 사이에서 하루 최대 100만배럴 규모의 감산 합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우디가 이란이 산유량을 8월 수준으로 동결한다면 산유량을 하루 최대 100만배럴 줄이는 내용의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머니투데이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가격 추이(단위:배럴당 달러)/그래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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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들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의 제안은 지난 수주간 진행된 비공식 회의에서 나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오는 28일 국제에너지포럼(IEF·26-28일)이 열리는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국제 원유시장의 안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할 예정이다.

FT는 사우디의 제안이 이번 회동에서 합의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고 봤다. 다만 사우디가 연내 합의를 위한 공감대를 세우기 위해 여러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사우디가 오는 11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총회에서 합의를 이루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우디의 한 관리는 "사우디는 산유국들이 원유시장 안정을 위해 확실한 합의를 이룰 수 있는 공감대를 찾고 있다"며 "우리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시나리오와 선택지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사우디가 원유시장의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산유국들이 뜻을 모아 하루 70만-100만배럴 규모로 감산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산유국의 감산은 이란의 산유량 동결을 전제로 한다. 다른 3명의 소식통은 사우디가 이란에 산유량을 8월 수준으로 추정되는 하루 360만배럴로 동결하고 다른 주요 산유국이 연초 수준으로 산유량을 줄이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귀띔했다.

이밖에 산유량을 올 상반기나 1분기의 평균치, 1월 또는 8월 평균치로 동결하는 방안 등이 다른 선택지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는 올 여름 대규모 증산으로 산유량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렸다. 하루 1060만배럴이 넘는다.

문제는 이란의 원유 증산 의지가 워낙 강하다는 점이다. 올해 국제 제재에서 풀려난 이란은 산유량을 제재 이전인 2011년 수준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란은 현재 하루 380만배럴을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궁극적인 목표치는 400만배럴이 넘는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낙관론이 나온다.

낙관론자들은 우선 사우디의 태도가 전에 비해 누그러졌다고 지적한다. 사우디는 국제유가 급락세가 한창이던 2014년 말 OPEC 총회에서 감산 전망을 깨고 산유량 동결이라는 강수로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더욱이 산유량 동결은 말뿐이었고 실제로는 원유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증산에 박차를 가했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캐피털마켓 수석 상품 전략가는 이날 블룸버그에 이란이 사실상 국제 제재 이전 수준의 산유량을 회복했다며 주요 산유국이 기본적인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2008년 OPEC 의장으로 사상 최대 감산 합의를 이끈 차킵 켈릴 전 알제리 에너지장관도 OPEC이 최소한 실질적인 산유량 동결 합의는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산유국들이 이미 고통을 겪고 있다"며 "피할 수 있는 고통을 누가 더하려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FT는 그러나 지난 4월 카타르 도하에서도 주요 산유국이 산유량 동결 합의에 실패했다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회의론이 지배적이라고 지적했다.

알제 회의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면서 이날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3.69% 내린 배럴당 45.89달러를 기록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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