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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美대선 TV토론 하루 앞으로…승자가 백악관 입성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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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뉴욕주 호프스트라 대학서 90분간 '혈투'…1억명 지켜보는 달착륙 중계후 최대 이벤트

안보·경제 이슈에 '힐러리 건강' vs '트럼프 납세' 네거티브 난타전 전망

부동층 30% 육박속 유권자 73% "지켜보겠다"

연합뉴스

美대선 갈수록 초접전...클린턴 캠프 초비상(CG)
[연합뉴스TV 제공]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미국 대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첫 TV토론이 25일(현지시간) 꼭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1월 8일까지의 대선가도에서 최대 이벤트로 꼽히는 26일 TV토론 맞대결은 30%에 달하는 부동층을 흔들며 대선전의 향배를 가를 전망이다.

유권자의 4분의 3이 뉴욕 주 햄스테드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열리는 첫 TV토론을 "지켜보겠다"는 여론조사가 나올 정도로 이날 승부는 '세기의 대결'이다.

슈퍼볼이나 미 프로농구 NBA 결승전보다 많은 1억 명의 시청자가 지켜볼 이 대결은 "1969년 달착륙 중계 이후 최대 이벤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 대선토론위원회에 따르면 대선 후보 간 TV토론은 26일과 10월 9일, 19일 3차례 실시된다. 1, 2차 토론 사이에 민주, 공화 부통령 후보인 팀 케인과 마이크 펜스 간의 한차례 TV 맞대결도 있다.

9시 30분부터 1시간 30분간 생중계되는 대선 후보 TV토론에서는 1차 국내 이슈, 2차 타운홀 미팅, 3차 국제 이슈 등을 놓고 후보 간 진검승부가 펼쳐진다. 1차 TV토론 주제는 '미국의 방향', '번영 확보', '미국의 안보'다.

1, 3차 토론은 6개의 주제를 놓고 15분 단위로, 한 후보가 사회자의 질문에 답하고 다른 후보와 문답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차 사회자는 NBC방송 심야뉴스 앵커 레스터 홀트, 2차는 CNN 앵커인 앤더슨 쿠퍼와 ABC 마사 래대츠 기자, 3차는 폭스뉴스 앵커 크리스 윌러스다.

기본적으로 전통적 대선 이슈인 안보와 경제를 축으로 두 후보가 격돌할 전망이다.

최근 뉴욕을 테러 공포로 몰아넣은 맨해튼 첼시 폭발사건과 뉴저지 폭발물 설치 등에 따라 테러·안보 이슈가 전면에 부상하고 미국을 들끓게 하고 있는 경찰에 의한 흑인 총격사망이 뜨거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과 트럼프 모두 일자리를 창출해 미국 경제의 회복세를 이끌 적임자가 자신이라고 주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역대 '비호감' 후보 간 '네거티브 격돌'이 결국 판세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트럼프는 클린턴의 '건강 이상설'과 '이메일 스캔들', 클린턴재단의 국무부 유착 의혹 등 네거티브 공세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클린턴은 트럼프의 막말과 인종·성차별 논란, 납세 의혹 등에 화력을 쏟아부어 그가 대통령 부적격자임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CNN/ORC의 이달 초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이 토론을 더 잘할 것이라는 응답이 53%로 43%에 그친 트럼프를 앞섰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 트럼프는 과거 힐러리의 토론을 보며 약점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는 반면 클린턴은 나흘을 완전히 할애해 공약 등을 '열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측 인사들은 그에게 진행자와의 불필요한 싸움, 클린턴의 공격에 대한 과민반응을 피할 것을 조언했다고 한다.

캠프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배넌과 선대본부장인 켈리엔 콘웨이, 정권 인수위원장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퇴역 장성인 마이클 클린,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시너 등이 토론 준비를 돕고 있다.

로저 에일스 전 폭스뉴스 회장도 메모 등을 보내 조언한다.

반면 클린턴은 첫 TV토론을 계기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다는 복안에 따라 토론 준비에 올인하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가 예측불가능한 인물인 점을 고려해 '여러 명의 트럼프'를 대역으로 세워 리허설을 거듭하고 있다.

퍼스트레이디와 국무장관, 상원의원 등 클린턴의 풍부한 국정경험을 내세우며 트럼프가 기질적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부각한다는 게 클린턴 측의 큰 구상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조언자인 론 클레인과 카렌 던 등이 토론팀을 이끌고 선대본부장인 존 포데스타와 재니퍼 팔미에리 공보국장, 변호사인 로버트 바넷 등이 돕고 있다.

다만 리얼리티쇼 진행자 출신으로 'TV 달인' 트럼프가 공화당 경선 당시처럼 토론회를 지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포스트(WP)는 "리얼리티쇼 스타 출신으로서 비교할 수 없는 TV 경험을 가진 트럼프가 '연예인'의 끼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안고 무대에 오른다"며 "공직 경험이 없는 그가 TV, 특히 14시즌에 걸친 '견습생' '유명인사 견습생' 등 리얼리티쇼 등을 통해 전 국민이 아는 이름이 됐다"고 지적했다.

첫 TV토론을 앞두고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지지율 경쟁에서는 다소 앞서 있다.

NBC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을 차기 대통령으로 선호한다는 응답률이 43%로 트럼프의 지지율 37%보다 6%포인트 앞섰다.

'건강 이상설' 등으로 하락하던 클린턴의 지지율이 바닥을 찍고 반등했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대선 족집게'로 정평이 나있는 여론조사 전문가 네이트 실버는 클린턴의 당선 확률을 59%로 한 주 전에 비해 3%포인트 올렸다.

대선 선거인단도 클린턴이 과반인 286명을 확보해 251명에 그친 트럼프를 누른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첫 TV토론 무대였던 1960년 민주당 존 F. 케네디와 공화당 리처드 닉슨 간 대결은 6천500만여 명, 당시 전체 인구의 36%가 지켜봤다. 젊고 당당했던 케네디가 역전을 일궈내는 순간이었다.

1980년 민주당 지미 카터와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의 대결은 8천만 명이 시청했다. 역대 최대였다.

2012년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밋 롬니의 첫 TV토론은 6천720만 명을 기록했다.

여론조사기관인 모닝컨설트가 유권자 1천861명을 상대로 15∼16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73%가 첫 토론을 지켜볼 것 같다고 답했다.

부동층이 30%에 달하는 만큼 TV토론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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