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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대부업 이용 실태①]돈 줄 마른 서민들…전체의 62%, '생계형'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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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2012년 55%에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

"경기침체 지속되며 가계생활자금 수요 증가"
日·英 등은 생계형 대출자 비중 각각 40·30% 수준

【서울=뉴시스】이근홍 기자 = 경기 침체 영향으로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진 탓에 대부업체에서 생활자금을 빌리는 '생계형 대출자'가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업법 상 최고금리는 연 66%에서 2007년 연 49%로 대폭 낮아진 뒤 2010년 연 44%, 2011년 연 39%, 2014년 연 34.9%, 올해 3월부터 연 27.9%로 떨어졌다. 기준금리 1%대의 초저금리 시대에 이 것도 여전히 살인적 수준이지만, 급전이 필요한 대부업 이용자의 증가세는 전혀 꺾이지 않고 있다

25일 한국대부금융협회가 발표한 '국내외 서민금융 이용 행태 연구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대부업 대출 자금 중 가계생활자금 비중은 62%로 4년 전인 2012년 55%보다 7% 증가했다.

이번 보고서는 전국 대부업 이용자 647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됐다. 2012년 조사 인원은 4631명이었다.

보고서를 보면 가계생활자금 비중은 2012년 55%에서 2013년 57%, 2014·2015년 61%, 올해 62%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반면 기존대출금상환(은행·카드·대부금융사)을 위해 돈을 사용하는 경우는 2012년 20%에서 2016년 15%로 비중이 감소했다.

이는 대출을 받아 또다른 대출을 갚으려 하기 보단 급하게라도 돈을 꿔 생활자금에 사용하는 대출자들이 더 많아진 것으로, 그만큼 가계의 부실이 심화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민환 인하대 교수는 "최근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가계생활자금 등 생계형 자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대부업 시장은 금융거래로부터 소외 돼 있는 저신용자에게 자금을 제공한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편리성, 익명성 등이 강조 돼 과다채무자를 양성한다는 부정적 측면도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금융 선진국들의 경우 저신용자들이 돈을 빌려 생활자금에 사용하는 비중이 한국에 비해 낮다.

일본 금융청의 '대금업 이용자에 대한 조사·연구'와 닛케이리서치의 '금융행동조사' 분석결과에 따르면 전체 대출금 중 생활자금 비중은 42.8%로 한국의 61%와는 약 20% 차이다.

갖고싶은 물건을 사거나 유흥비에 쓰는 경우는 40.4%, 기존대출금상환 비중은 35.4%다.

영국은 예상치못한 지출이나 일시적인 자금 부족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페이데이론'을 운영하고 있다.

페이데이론 이용자의 29%는 기초생활비, 22%는 비상지출, 18%는 대출금상환에 돈을 사용하고 있다.

이 교수는 "대부업 이용자의 니즈와 특성을 파악해 그들의 구체적인 실체에 접근해야 한다"며 "대부업시장의 경우 은행이나 상호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7~10등급 저신용자를 주고객으로 삼는 만큼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규제 강화와 동시에 긍정적인 기능을 살릴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lkh201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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