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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아이폰7 `워터게이트` 논란, 진실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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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뉴스 김병준 기자] 애플이 지난 7일(현지시간) 아이폰7을 공개했다. 16일부터는 1차 출시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상태다.

애플이 발표회를 연 당일 국내 언론 대다수는 ‘혁신은 없었다’고 보도하면서 아이폰7을 혹평했다.

그런데 의아하게도 아이폰7은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로컬리틱스의 19일 집계에 따르면 아이폰7 발매 첫 주 판매량은 아이폰6S 당시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아이폰7 제품군을 전작들과 비교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변화는 3.5 파이 이어셋 연결부 삭제, 홈 버튼 변화, 색상 추가, IP67 등급 방진·방수 적용 등이다.

이중 특히 IP67 등급으로 생산된 아이폰7의 방수 기능에 대한 논쟁이 많다. 심지어 20일부터는 ‘워터게이트’라는 키워드를 사용해 아이폰7의 방수 기능이 불완전하다고 비판하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들 매체는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정보기술(IT) 전문 기자 조안나 스턴이 지난 14일 작성한 아이폰7과 애플워치2 방수 능력 테스트 리뷰 기사를 근거로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WSJ를 인용한 국내 언론은 “아이폰 7의 방수기능은 실용적이지 않다”며 “물에 담근 아이폰7의 터치 기능은 불완전하게 작동한다”고 지적했다.

또 “물에서 막 끄집어낸 아이폰7으로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려고 하면 화면이 정지되는 현상이 발생한다”거나 “물에 들어간 아이폰 7을 다시 사용하려면 최소 5시간 이상 건조시킨 후 이용해야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이폰7을 비판하고 있는 국내 언론의 기사들은 사실이 아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해석이 잘못됐다. 조안나는 아이폰7의 방수 능력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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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나가 작성한 리뷰 기사의 부제목은 ‘Water is no longer the enemy of Apple’s gadgets’이다. ‘물은 더 이상 애플 기기의 적이 아니다’라고 번역할 수 있다.

기사에 따르면 아이폰7의 방진·방수 등급은 IP67로 수심 1m에서 30분 동안 버틸 수 있게 만들어졌다. 애플 측은 아이폰7의 방수력이 생활 방수 수준이기 때문에 몸에 지닌 채 수영장에 가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런데 조안나는 방수력 테스트를 위해 수영장에서 무려 2시간 동안 아이폰7을 조작하며 영상을 촬영했다.

물속에서 그는 터치스크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으며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은 아이폰7의 방수력이 부족한 데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스마트 기기 대부분이 채택하고 있는 정전식 터치 방식 디스플레이의 한계 때문이라고 봐야 정확하다.

반면 테스트 영상에서 수중 사진 촬영, 영상 촬영은 아무런 문제 없이 작동했다.

조안나는 물속에서 아이폰7을 사용한 다음 최소한 5시간 정도 말린 뒤 ‘충전’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물에 젖은 단말기에 플러그를 연결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에 대한 사전 예방 차원의 뉘앙스였다. ‘사용’하지 말라는 언급은 어디에도 없었다.

마지막 문단에서 그는 수중 테스트 후 3일이 지났지만 기기를 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의 수중 테스트를 따라 하지는 말라고 조언했다.

이는 애플 측이 “침수에 의한 고장은 사후관리(AS) 정책에 의해 보장받지 못한다”고 공식 발표했기 때문이다. 다만 ‘애플 케어 플러스’에 가입한 고객은 일상생활에서 의도치 않은 침수로 발생한 고장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명 ‘워터게이트’뿐만 아니라 아이폰7의 품질에 대한 다양한 문제 제기는 꾸준히 보도되고 있다. 물론 결함이나 문제가 있다면 구설에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는 반드시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확대돼서도 은폐돼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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