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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눈 딱 감고 학원 하나 줄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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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눈이 한국경제교육원 수석연구원] 자녀교육비는 아이가 성장할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는 자녀가 있다면 교육비를 쉽게 줄이기 어렵다. 하지만 교육비를 줄이는 방법은 어찌 보면 간단하다. 눈 딱 감고 학원 하나를 줄이면 된다. 장기 플랜을 세우고 적금을 불입하는 것도 대학등록금을 마련하는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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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자산 형성시기인 40대는 재무설계에 유의해야 한다. 가계 재무가 자녀교육비 지출이나 노후준비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을 경우 안정적인 생활이 어려워 질 수 있어서다. 강명수(가명ㆍ45)씨의 고민도 교육비다. 건축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하는 강씨는 18살(고등학교 2학년) 딸, 15살(중학교 2학년)에 아들을 둔 외벌이 가장이다. 강씨의 소득은 월 796만원에 달한다. 소득분위로 따지면 최상위인 5분위에 속하는 금액이다. 하지만 최근 강씨의 고민이 늘었다. 입시를 앞둔 자녀의 교육비 지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첫째가 대학을 가면 곧 3살 터울의 둘째도 입시 준비생이 돼 당분간 교육비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강씨의 가계부를 살펴보자. 우선 소비성지출로는 교육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강씨가 매월 지출하는 교육비는 264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생활비 120만원, 통신비 30만원, 관리비와 각종 세금 32만원, 강씨의 용돈으로 39만원을 사용한다. 비정기지출도 매월 87만원이나 지출하고 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특성상 챙겨야 할 경조사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교통비와 기타지출이 각각 18만원 6만원이다. 비소비성 지출로는 연금저축 70만원, 보장성 보험료 53만원을 사용한다. 그리고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으로 매월 89원을 지출하고 있다. 강씨의 월 지출은 791만원으로 잉여자금은 5만원에 불과하다.

사실 강씨의 재무상황을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녀의 교육비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물론 첫 아이가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교육비 지출을 줄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매월 갚아나가야 할 부채가 89만원에 달하고, 사업의 변화에 따라 소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비 지출의 조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게다가 첫째가 대학에 입학하는 2년 뒤에는 대학 등록금이라는 목돈까지 마련해야 한다. 강씨는 첫째의 과외수업을 하나 줄이고 대신 학원 수업을 하나 늘리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둘째가 다녔던 예체능 학원도 하나 줄이기로 결정했다. 교육비 지출 조정으로 월 247만원의 교육비 지출을 200만원으로 줄였다.

다음은 보험과, 연금저축 부분의 조정이다. 강씨는 연금저축으로 매월 70만원(강씨 50만원, 아내 20만원)을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 상품으로는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강씨가 가입한 연금저축은 납입기간 10년에 거치기간 15년짜리 상품이다. 남은 불입기간을 살펴보면, 아내는 4년, 강씨는 9년이다. 납입 완료시 적립액은 아내가 2558만원, 남편이 6870만원이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된다고 가정할 때 거치기간의 금리는 1%대에 불과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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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치간의 기대 수익률을 1%로 계산하면 강씨 부부가 60세부터 매월 받게 될 연금은 각각 8만원, 22만원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향후 화폐 가치 하락 가능성까지 생각하면 이 금액은 더 적어질 수 있다. 결국, 30만원이 안 되는 연금을 받기 위해 지금 매월 70만원을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아내는 직업이 없어 소득공제 혜택도 누릴 수 없다. 이에 따라 연금저축을 과감하게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아내의 연금저축은 정리하고 강씨는 400만원의 소득공제 해택을 고려해 매월 33만원으로 납입 금액을 조정했다. 또한 53만원의 보장성 보험 중 30만원 가까이 내고 있던 자녀보험을 정리해 18만원으로 낮췄다.

과도한 교육비 줄여야

교육비 축소(47만원), 연금저축 정리(37만원), 보장성보험 조정(18만원) 등을 통해 강씨의 잉여자금은 월 5만원에서 107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제 늘어난 잉여자금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우선 첫째가 대학에 진학하는 시기에 맞춘 2년 만기 단기 적금(20만원)을 준비하기로 했다. 또한 원리금을 줄이기 위한 중도상환을 위한 계획도 필요하다. 이는 3년 만기 적금(50만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매월 87만원에 달하는 비정기지출을 관리하기 위한 비상금통장 마련에도 나설 계획이다. 예비자금으로 방치돼 있던 자산 1300만원 중 1000만원을 비상금통장으로 분리해 비정기지출을 충당하기로 조정했다. 이렇게 하면 강씨의 저축 여력은 더욱 늘어날 수 있어서다. 월 지출에서 제외된 비정기지출 분과 재무조정으로 남은 잉여자금 37만원은 강씨 부부의 노후준비를 위한 재원으로 남겨뒀다. 이 돈의 활용방안은 재무 조정이 안정기에 접어드는 3개월 이후에 결정할 예정이다.

강씨 부부의 투자성향과 준비 기간을 고려해 주택연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서 한가지 유의할 점은 강씨의 사업 환경이 달라질 수 있고 노후를 맞이하기 전에 자녀의 결혼과 같은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금이 장기적으로 묶이지 않도록 유동성을 감안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 소득이 많아도 교육비 지출이 부담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교육비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한 재무설계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천눈이 한국경제교육원 수석연구원 crimsonnunn@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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