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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희귀 도난문화재 '송광사 오불도' 30여년만에 한국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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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송광사 오불도. 이하 문화재청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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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미국 포틀랜드박물관(관장 브라이언 페리소)의 반환 합의에 따라 현재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에 기탁된 ‘송광사 오불도’가 원소장처인 송광사로 돌아온다고 1일 밝혔다.

이는 문화재청과 조계종의 협력을 통해 지난해 3월 미국 경매에 출품된 도난 불화인 '선암사 동악당재인대선사 진영'을 환수한 이후, 두 번째 불교 문화재 반환의 성공사례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포틀랜드박물관은 ‘송광사 오불도’를 현 소유자인 미국인 로버트 마티엘리(86)로부터 2014년 기탁받았는데, 소유자의 뜻에 따라 이번에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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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송광사 불조전의 모습 (아래)불조전 좌측 출입문 오불도가 있던 자리.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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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불도는 '오십삼불도' 중의 하나다. 오십삼불도는 '관약왕약상이보살경'을 근본 경전으로 하여 조성한 불화로 송광사를 비롯한 일부 사찰에만 전하는 귀중한 불화다. 송광사의 불조전에 소장된 오십삼불도(1725년 제작)는 '칠불도' 1폭, '구불도' 2폭, '십삼불도' 2폭, '오불도' 2폭 등 모두 7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에서 오불도 2폭이 도난되어 현재 5폭만이 남아 있다. 도난된 오불도 2폭은 1999년 조계종이 발간한 '불교문화재 도난백서'에 수록되어 있다.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에 기탁된 오불도는 송광사 불조전의 왼쪽 출입문 벽에 있던 것이고, 오른쪽 출입문에 있던 나머지 1폭의 오불도는 현재 그 소재를 알 수 없는 상태다.

기탁자인 마티엘리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30여 년 동안 서울에서 화가, 조각가, 도예가, 미술 교사 등으로 활동해 왔으며, 1970년 초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있는 골동품점에서 목가구를 구경하던 중에 서랍장에서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찢기고 구겨져 있는 오불도를 처음 발견했다고 한다.

약 2주 후, 그가 다시 그 골동품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서랍장은 팔린 상태였고 오불도만이 구석에 놓여 있었다. 그는 이를 구매해 솜씨 좋은 표구사를 구해 수리하였고 1985년에 오불도를 가지고 미국으로 건너가 보관하다가 2014년에 포틀랜드박물관에 맡긴 것이다.

문화재청 소속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14년 7월에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이 소장한 한국 문화재의 현황을 조사하였고 이듬해 5월에 조사 자료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박물관에 기탁된 오불도가 도난 불화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조계종과 함께 우호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로 합의하고 협상 권한을 위탁받아 박물관 측에 오불도가 도난 문화재임을 알리고 오불도가 한국의 송광사로 돌아올 수 있도록 박물관이 중개자가 되어 마티엘리 부부를 설득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박물관 측은 이들 부부를 찾아가 문화재청의 입장을 전하였고, 부부도 오불도가 도난 불화라는 것을 알고 송광사로 돌려보내는 것에 적극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견 당시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구겨진 상태였기 때문에 마티엘리 부부의 한국 문화재에 대한 애정과 보존 노력이 아니었으면 오불도는 지금까지 남아있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이후 문화재청과 박물관 측은 마티엘리 부부의 공로를 기념하고 오불도가 한국과 미국 간 상호 이해와 문화교류의 모범사례로서 미국 시민들에게도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올해 하반기에 포틀랜드박물관에서 특별전과 심포지엄을 개최한 후, 내년 상반기에 한국으로 반환하기로 합의하였다.

조계종과 송광사는 내년 상반기에 개최 예정인 오불도 봉안식에 마티엘리 부부와 포틀랜드박물관 관계자를 초청하여 불화 보존과 반환 노력에 대해 감사를 표명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외국에 소재하는 도난 불교문화재를 적극적으로 환수하기 위하여 조계종과 협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c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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