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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와이파이 대분해] ⑦ 홈네트워킹의 시작 ‘유무선 공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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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Fi(이하 와이파이)의 사용 범위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사물간 연결에 이르기까지 우리 일상에서 와이파이는 없으면 불편할 정도의 강력한 존재감을 갖는다. 와이파이 기술과 제품이 어디까지 발달됐는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지 살펴봤다. <편집자주>

1990년대 말, 느려 터진 전화 모뎀보다 수배에서 수십 배의 속도를 제공해 '초고속 인터넷'이라 불린 xDSL(ADSL, VDSL 등)과 케이블 인터넷의 등장은 소수의 전유물이었던 인터넷을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으로 바꾸었다. 느린 속도와 비싼 시간당 요금에 가슴을 졸이면서 접속하던 인터넷을 정해진 월 요금만 내면 무제한에, 그것도 쾌적한 속도로 즐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기기의 수가 늘어나면서 더 많은 인터넷 회선이 필요하게 되자 하나의 회선을 나눠 쓸 수 있는 '인터넷 공유기'가 등장했다.

특히 와이파이(Wi-FI, 무선랜)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보급이 늘어나자 기존의 인터넷 공유기는 무선 AP(Access Point) 기능을 더한 '유무선 공유기'로 진화하고 자연스럽게 일반 가정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유선과 무선을 아울러 일반 가정이 하나의 소규모 네트워크 환경을 형성하는 '홈 네트워크'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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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선 인터넷' 말고도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유무선 공유기

오늘날 유무선 공유기가 일반 가정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중요성은 무시 못 할 정도다. 일반 소비자들이 생각하기에는 그저 '집에서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하게 해 주는 장치'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기존의 공중파 TV 대신 많이 이용하고 있는 IP TV라던가, 저렴한 요금으로 일반 전화를 대체하고 있는 '인터넷 전화' 등은 인터넷 연결이 필수인 만큼 유무선 공유기를 필요로 한다.

이론적으로 IP TV나 인터넷 전화를 쓰기 위해서는 별도의 인터넷 회선을 마련하는 것이 좋지만, 아직 가정용 인터넷 서비스는 '1계정(가정)=1회선'이 기본이기 때문에 다른 IT 기기들과 인터넷을 나눠 쓸 공유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자체적으로 유선 또는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 기능'을 갖춘 TV나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로봇 청소기 등의 가전제품이 늘면서 유무선 공유기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 최신 유무선 공유기의 트렌드는 '성능'

유무선 공유기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특히 성능 향상이 두드러진다. 처음에는 그냥 인터넷 공유만이 목적이어서 2만~3만원대의 보급형 제품으로도 충분했지만, 가정 내에서 인터넷에 접속하는 기기의 수가 늘어나자 10대 이하의 기기만 쓸 수 있도록 설계된 보급형 유무선 공유기 제품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집에서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사용하는 인구가 크게 늘고, 단순 인터넷 이용뿐만 아니라 HD급 이상의 고품질,대용량 콘텐츠에 대한 수요와 소비가 급증하면서 유선 못지않게 쾌적한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고성능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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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기기의 접속과 늘어나는 트래픽을 효과적으로 분산 및 처리할 수 있는 더욱 강력한 멀티 코어 CPU와 넉넉한 메모리, 더욱 빠른 무선 속도와 넓은 커버리지(범위)를 제공하기 위해 3개가 넘는 고출력 안테나와 고성능 무선 컨트롤러 등을 갖춘 고성능 유무선 공유기는 최고급 모델이 20만원을 훌쩍 넘을 정도로 비싼 편이다.

그런데도 2015년을 전후로 고가,고성능 공유기 제품들의 수요와 판매량은 크게 늘었다. '쾌적한 인터넷 이용'은 기술이나 하드웨어를 잘 모르는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요구조건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무제한 요금제'의 일시적인 폐지로 '공짜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와이파이 수요가 급증하면서 다수의 이용자에게 안정적인 무선 인터넷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고성능 유무선 공유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도 한 이유다.

◆ '사물인터넷' 시대에 중요성이 더욱 커진 유무선 공유기

단순 성능 향상만으로 끝이 아니다. IoT(Internet of Thing, 사물인터넷) 시대가 다가오면서 유무선 공유기의 중요성은 더더욱 커지고 있다. IoT 기술이 본격적으로 우리 생활에 적용되면 우리 주변의 거의 모든 장치에서 각종 유용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네트워크 및 인터넷을 통해 주고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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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홈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기기의 수는 보통 10개 내외, 많아도 20개를 넘는 경우가 드물지만, IoT 시대가 열리면 그 수는 수십 개에서 100여개 단위로 뻥튀기되며, 주고받는 데이터 트래픽도 대폭 늘어난다. 그런 상황에서 안정적인 홈 네트워크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지금보다 더욱 고성능의 유무선 공유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나 다름없다.

실제로 강력한 성능의 PC용 CPU를 만들던 인텔도 최근 강력한 홈 네트워크 구현을 위한 고성능 유무선 네트워크용 프로세서 시장에 뛰어들었다. 단순히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그보다는 더욱 빠르고 강력한 홈 네트워크 환경을 요구하는 IoT 시대의 도래를 일찌감치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미 인터넷이 우리 생활의 필수 요소가 된 상황에서 집이나 소규모 사무실 등지에서 무선 와이파이망을 제공해 쉽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해주는 유무선 공유기는 더는 단순한 IT 기기가 아니다. 현대인이 살아가기 위한 사회적 인프라를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장치이며, 그 비중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IT조선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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