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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취재파일] 한국형 핵잠의 씨앗들, 스마트와 함정용 원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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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 시험발사 성공으로 우리 군과 정치권에서 원자력 잠수함 건조 논의가 슬슬 시작되고 있습니다. 원자력 잠수함 건조를 위한 의미 있는 움직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필수적입니다. 미국과 주변국의 동의도 선행돼야 합니다. 하지만 정부가 건조를 결심하고, 미국과 주변국이 이를 인정했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원자력 잠수함을 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할 기술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 원자력 잠수함의 핵심이자 우리나라에서는 미답(未踏)의 영역인 함정용 원자로 기술을 확보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함정용 원자로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요?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함정용 원자로 기술의 95%를 보유했다고 주장합니다. 소형 원자로 스마트와 스마트-P 개발 경험과 원자력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 구상 등이 95% 기술의 밑바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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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원자력연구소의 스마트-P 원자로

작년 9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사우디아라비아 왕립 원자력신재생에너지는 스마트 원전 건설 전 상세설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012년 국산 기술로 개발한 소형 원자로인 스마트를 사우디로 수출하는 계약입니다.

스마트는 '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사우디 수출 스마트는 열출력이 상용 원전의 14분의 1인 100 MW로 인구 10만명의 소규모 도시에 전력을 공급하고 해수를 담수로 바꿀 수 있습니다. 스마트 1기당 건설비는 1조원 미만인데 국내 상용 원전 건설비는 1기당 4조원에 육박합니다.

스마트-P(Pilot)은 스마트 원자로의 기술 검증을 위해 원래 규모의 5분의 1로 축소한 실증형 가압수형 경수로 모델입니다. 열출력은 65 MW입니다. 2002년 원자력연구원에 사업단이 꾸려졌고 2006년 2월까지 활동했습니다. 이후에는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스마트-P는 빛을 못 봤습니다.

이 스마트-P를 두고 국내외에서 “한국이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 아닌가”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일단 원천 기술이 러시아 OKBM사의 원자력 잠수함용 원자로입니다. 열출력 65 MW의 소형 원자로라면 핵 미사일을 탑재한 전략 원자력 잠수함에는 모자라도 공격 원자력 잠수함에는 충분히 사용 가능합니다.

물론 스마트-P를 완성했다고 해도 곧바로 잠수함에 장착할 수는 없습니다. 함정용에 최적화된 함정용 원자로로 제작해야 합니다. 소형 원자로를 함정용으로 설계 변경하는 일은 원자로를 설계, 제작하는 일보다 수월합니다.

● 원자력 추진 초대형 선박 구상

원자력연구원은 원자로로 움직이는 초대형 고속 컨테이너선 연구를 한 적도 있습니다. 대우 지원으로 컨테이너 선박의 고유 안전로 개념설계를 수행했습니다. 고유 안전로는 열 출력 300MW급입니다. 335m 길이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원자로 2기로 끈다는 구상입니다. 소형 원자로에서 원자력 잠수함용 원자로로 가는 중간 단계까지 가 본 것입니다.

몇 년 전엔 초대형 쇄빙 LNG 탱크 선박을 원자로로 움직이게 하자는 구상도 있었습니다. 정부가 막아서는 바람에 구상은 흐지부지됐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원자력 잠수함 비밀사업단장을 맡았던 문근식 예비역 해군 대령은 “원자력 잠수함에 사용할 수 있는 20% 미만 농축 우라늄은 국제적으로 상용 판매된다"며 "핵 미사일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북한 핵을 방어할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하는 일을 주변국이 반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스마트와 스마트-P, 원자력 추진 선박 연구의 주역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태훈 기자 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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