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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17도이하 순한 소주 광고금지되나…복지부 "신중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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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17도 이상 주류만 광고 금지 '광고규제 사각지대' 방치

연합뉴스

'주세' 작년 첫 3조원 돌파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28일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등에 따르면 2015년 세수 가운데 주세는 총 3조2천275억원으로 전년보다 13.2% 증가했다. 국내 주세 징수 규모가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작년이 사상 처음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 한 유흥가 거리에서 다양한 술 광고가 눈길을 끄는 모습. 2016.8.28 mtkht@yna.co.kr (끝)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알코올 도수 17도 이하 순한 소주의 소비가 늘면서 주 소비층인 여성과 청소년의 건강을 위해 현재 사각지대에 방치된 순한 소주의 광고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3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7도 이하 소주에 대해서는 국민건강증진법시행령 등 현행법상 광고규제의 기준이 없다.

국민건강증진법은 TV(오전 7시~오후 10시)와 라디오, 도시철도 역에서 알코올 도수가 17도 이상 주류만 광고할 수 없도록 하고 있을 뿐이다. 현행 규정대로라면, 소비량이 급증하는 17도 이하의 낮은 도수 술을 지상파TV에서도 광고할 수 있는 셈이다.

달콤한 과일 향을 첨가한 저도 소주는 지난해 3월 첫선을 보인 이후 주류시장의 판도를 흔들 만큼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주류업계가 유행을 틈타 너도나도 과일 소주를 내놓아 현재 시중에는 14도 안팎의 낮은 도수와 과일 맛을 표방한 과일 소주 제품은 수십 개에 달한다.

과음을 자제하고 술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는 가운데 등장한 과일 소주는 이런 인기에 힘입어 소비량이 많이 늘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7월 18일~8월 15일 전국 17개 시도의 만 15세 이상 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2016년 상반기 주류 소비·섭취 실태'를 보면, 과일 소주 등 리큐르의 1회 평균 음주량은 2013년 2.2잔에서 2016년 6잔으로 크게 늘었다.

1회 평균 음주량이 맥주는 2013년 5.6잔(200ml 기준)에서 2016년 4.9잔으로, 소주는 2013년 6.4잔에서 2016년 6.1잔으로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식약처는 과일 소주를 많이 마시면 당류 과잉 섭취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국회입법조사처 조숙희 조사관은 "낮은 도수 술에 대한 광고규제 기준이 없어 지상파 TV에서도 소주 광고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주류 광고로부터 여성과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현행 알코올 도수 17도를 기준으로 하는 광고금지 규정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17도 이하 주류의 광고금지 규정을 국민 건강 증진 차원에서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방송환경의 변화로 이용자가 1천만명에 육박하는 인터넷방송(IPTV) VOD 콘텐츠에서 17도 이상의 주류 광고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면서 TV·라디오 같은 방송 매체와 같은 수준에서 IPTV VOD 콘텐츠에 대해 주류 광고를 규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복지부는 지난 2월 내놓은 정신건강 종합대책(2016~2020년)에서 알코올 중독 예방을 위한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고자 버스 등 대중교통과 인터넷, IPTV,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으로 주류 광고 불가 매체를 점차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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