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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뜨거웠던 가습기특위, 이틀간 청문회 성과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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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짝 다가선 진상규명, 가해업체 '기금 마련' 약속 등 성과

특위, 다음달 19일 영국 옥시 본사 방문 예정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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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국회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특위 활동의 '정점'이었던 청문회를 마쳤다.

특위는 지난 29~30일 이틀간 각각 12시간 넘게 가습기살균제 사태와 연관이 있는 가해업체 10여곳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벌였고, 여야 특위 위원들은 진상 규명에 애썼다.

비록 핵심 증인들의 불참으로 완전한 의미의 청문회가 되지 못했지만 특위는 다음달 2일 종합기관보고와 19일 영국 옥시 본사 방문을 통해 남은 활동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특위, 가해업체 '기금 마련' 약속 이끌어 내

우선 가습기 특위가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를 개최한 것 자체가 하나의 성과로 평가될 수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지난 2011년 급성 호흡부전으로 34세 임산부가 숨진 것을 시작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는 5년이 지난 올해부터 시작됐다.

이에 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는 가습기살균제 사태 진상규명 목소리가 높아졌고, 박근혜 대통령이 철저한 조사를 지시한 데 이어 여야는 지난 6월 국정조사 특위를 구성에 합의했다.

지난달 가습기 특위의 국정조사 계획서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특위는 7월7일부터 10월4일까지 90일간의 조사를 벌이게 됐고 청문회까지 치르게 됐다.

이틀간의 청문회 동안 여야는 최대 가해업체로 지목된 옥시와 SK케미칼, 애경,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을 대상으로 질타를 이어갔고, 헨켈홈케어코리아와 LG생활건강 등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했지만 정부의 전수조사를 비껴갔던 업체들도 조사했다.

특히 옥시에 대해서는 본사의 개입 여부, SK케미칼에 대해서는 주의 의무 방기가 상당 부분 확인됐다.

아울러 가해업체들로부터 피해자들을 위한 기금 마련 약속을 이끌어냈고 관련 협의체도 여야 3당 간사 협의를 통해 구성하기로 했다.

김철 SK케미칼 대표는 "국회나 정부가 틀을 마련해주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고, 우원식 특위 위원장은 "기업과 국회와 환경부 등 관계부처가 기본적인 방향과 틀을 함께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밝히기 어려운 피해자를 위한 기금 마련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에 진통을 겪으며 본회의 의사일정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에도 청문회는 정상적으로 열렸으며 기관보고 당시 '박근혜 대통령 사과' 발언을 놓고 공방을 벌였던 여야는 청문회에서만큼은 한목소리를 냈다.

뉴스1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김철 SK케미칼 대표를 비롯한 증인들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2016.8.3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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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청문회 지적도…옥시 전 CEO 등 핵심 증인 불참

성과도 있었지만 한계도 분명히 존재했다. 진실규명과 관련해 핵심 증인들이 불참해 '반쪽짜리 청문회'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특히 옥시 청문회 당시에는 거라브 제인 전 옥시코리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신현우 전 옥시 사장, 옥시로부터 의뢰를 받아 허위 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는 교수들도 불참했다. 애초 예정된 23명의 증인 중에서 13명만 참석했다.

또 증인이 청문회 도중 퇴장당하는 일까지 발생할 정도로 증인들은 진실규명에 비협조적으로 나왔다.

옥시의 실험 보고서 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앤장 측 장지수 변호사는 "변론 중인 내용은 이 자리에서 밝히기 어렵다"는 답변만 반복하다 결국 퇴장 조치를 당했다.

또 피해자와 가족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한 기업은 찾기 힘들었다. 옥시의 아타 샤프달 대표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겪은 슬픔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지만 영국 본사의 사과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샤프달 대표는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RB)가 옥시를 인수하기 전 가습기살균제의 대표적인 독성 물질인 화학물질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과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 등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9월에도 바쁜 특위…2일 종합기관보고, 19일 英 옥시 방문

청문회는 종료됐지만 특위의 활동은 아직 남았다. 다음달 2일에는 청문회 성격을 띤 종합기관 보고를 진행한다.

이날에는 역학조사와 관련 있는 전(前) 질병관리본부장을 비롯해 환경부 관계자, 전 강남경찰서 수사과장, 전 환경부 장관 등의 출석이 예정돼 있다.

특히 첫날 청문회 불참했던 거라브 제인 전 옥시코리아 CEO도 증인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다. 그는 레킷벤키저의 보고서 조작 의혹을 받고 있지만 이날 출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우원식 위원장은 뉴스1과 만나 "종합기관보고 때는 청문회 당시 출석하지 않은 증인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특히 정부기관에 대한 부주의, 실책, 불법 등을 확인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특위는 옥시의 영국 본사를 다음달 19일 방문할 예정이다. 앞서 특위는 지난 23일 레킷벤키저의 라케시 카푸어 CEO를 만나 본사의 개입 여부 등을 물을 예정이었지만 옥시 측의 태도 변화로 무산된 바 있다.

우 위원장은 "우리의 요구는 국민과 피해자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공개적으로 하라는 것"이라며 "본사 측과 현재 얘기하는 중인데, 중요한 것은 청문회 과정에서 옥시 본사의 책임이 굉장히 많이 밝혀져 공개 사과를 안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park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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