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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초교 선행학습 없애겠다” 서울교육감 뜻대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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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선행학습에 시달리는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기초 한글과 수학을 학교에서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년부터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숙제 없는 학교’를 추진하기로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0일 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서울 안성(안정과 성장)맞춤 교육과정’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조 교육감은 “초등학교에 가면 학교에서 한글을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는다는 학교 교육에 대한 믿음 부족, 1학년 수학이 너무 어렵다는 교육과정에 대한 불신이 선행학습을 유발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기초 한글과 수학을 미리 배울 필요가 없도록 학교에서 책임지고 가르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수업 방법의 변화에 맞춰 1학년 1학기인 학생들의 학습 내용을 평가할 때 기존의 교과 성적 중심이 아닌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여부를 관찰해 통지하고자 한다.

또 해당 교육과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초 1∼2학년만 전담하는 ‘전문 담임제’와 1학년 담임 교사가 그대로 2학년 담임까지 맡는 ‘연임제’를 운영하고 현재 시범 운영 중인 협력교사제(국어, 수학 시간에 담임교사와 강사가 함께 개개인 맞춤 지도)를 확대한다.

교육청은 이와 더불어 내년 3월 새학기부터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사교육이나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숙제 없는 학교’도 추진한다. 숙제 부과는 전적으로 교사의 자율 권한이지만 학습에 흥미를 잃게 할 수 있는 학업 관련 숙제, 학생 스스로 할 수 없는 숙제, 선행학습의 필요성을 느끼게 만드는 숙제 등은 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예를 들어 받아쓰기 00번 연습해오기, 동화책 읽고 독서록 쓰기, 수학익힘책 풀고 채점해오기 등의 숙제를 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숙제를 하지 못한 학생에 대한 불이익이나 차별도 금지한다.

교육청은 받아쓰기, 알림장 쓰기 등 한글을 아직 깨치지 못한 초등 저학년 학생에게 부담을 주는 교육활동 요소도 없앤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하루 20∼30분 자유놀이 시간을 주도록 할 방침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에 대해 “숙제의 내용과 방법은 교사가 학생의 학업성취 수준과 학습 부담을 감안해 판단할 사안”이라며 “교육청이 숙제를 일률적으로 강제 금지해 학생의 학습권과 교사 수업권, 학교 자율성을 훼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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