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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오승환 너무 잦은 등판… 공 속도는 더 빨라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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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괜찮나' 혹사 논란 진실은]

67이닝 던져 MLB 구원투수 1위, 공 스피드는 빨라져 151㎞ 넘겨

사흘연속 등판 별로 없고 규칙적이고 확실한 체력 관리

공 하나 던질때마다 최선 다해

조선일보

미 프로야구(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34·사진)은 진짜 '혹사'당하는 걸까.

최근 등판이 잦아진 오승환을 놓고 혹사 논란이 일고 있다. 오승환이 올해 던진 이닝은 67이닝으로 메이저리그에서 10세이브 이상 따낸 구원투수 36명 중 가장 많다. 2위 저리스 파미야(뉴욕 메츠·60이닝)보다도 7이닝이 많다. 평균 자책점이 오승환과 비슷한 MLB 최고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시카고 컵스)보다는 22이닝을 더 던졌다.

오승환은 일본 한신 타이거스 시절인 2014년엔 66과 3분의 2이닝, 2015년엔 69와 3분의 1이닝을 던졌다. 그때 이미 혹사 논란이 일었다. 이번엔 그때보다 더하다. 오승환이 자주 등판한다는 건 그만큼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지만 팬들 사이에선 '34세 중고(中古) 신인'의 체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마무리투수(보통 60~70이닝)는 선발투수(많게는 200이닝)에 비해 한 시즌 소화하는 투구 이닝이 적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체력 소모는 더 심할 수 있다. 한 번 던지면 4~5일 후 마운드에 오르는 선발투수와 달리 마무리는 득점 상황에 따라 매일같이 어깨를 풀며 출격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오승환은 일본 시절과 달리 싱싱한 공을 뿌린다. 직구 구속도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개막 초인 4월 시속 147.7㎞였던 직구 평균 구속이 이달 들어 151.2㎞까지 올라갔다. 지난 25일 뉴욕 메츠전에선 155.9㎞까지 찍었다. 오승환은 마치 회춘(回春)한 것처럼 던진다. 전문가들은 "오승환의 투구 폼이나 메커니즘엔 변화가 없다"며 "등판이 규칙적이고 연투(連投)가 줄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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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투수는 보통 3일 연속 등판을 한계로 보는데, 카디널스에선 등판 간격이 잘 지켜지고 있다. 마무리 자리를 꿰찬 7월부터 3일 연속 등판한 적은 두 번뿐이었다. 반면 한신 시절인 2014년엔 포스트시즌까지 12경기 연투를 한 적도 있다. 당시 오승환의 구속은 140㎞ 중반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연속 등판하다가 오랫동안 쉬는 등 일정도 불규칙했다. 연투가 잦으면 어깨가 쉴 틈이 없어 피로가 쌓인다.

송재우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카디널스의 마이크 머시니 감독은 오승환이 경기 5회까지는 더그아웃에 나오지 않고 쉴 수 있도록 배려한다"며 "이는 오승환을 마무리로 인정해 관리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오승환도 "등판 일정이 예상 가능해 일본보다 체력 부담이 훨씬 작다"며 "공 하나하나에 전력을 다할 수 있다"고 말한다. 메이저리그 공인구가 오승환에게 잘 맞다는 분석도 있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은 "메이저리그의 공은 KBO리그보다 실밥이 덜 오돌토돌해 처음 던지면 손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지만 오승환은 손힘이 센 덕분인지 메이저리그 공이 더 쥐기 편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다만 앞으로 오승환 의존도가 더 높아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카디널스는 원래 마무리였던 트레버 로즌솔이 부상당한 상황이고, 오승환 앞에서 막아줘야 할 케빈 시그리스트 등 불펜진도 부진과 부상으로 무너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오승환이라도 받쳐주는 투수들이 건재해야 돌직구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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