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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월 100만원 미만으로 사는 연극인들…무급 노동도 여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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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의 중요성에 한목소리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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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이제 막 극단 생활을 시작한 A(26)씨의 하루는 고달프다. 극단 사무실 청소를 시작으로 공연 연습, 선배들의 잔심부름, 공연 홍보를 위한 전단지 돌리기까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A씨가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은 약 30만원. 이마저도 못 받기 일쑤다.

지난 22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가 예술인패스 연극 분야 설문 조사 응답자 5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극계 종사자 타분야 진출현황 및 경력경로 조사’에 따르면 연극계 종사자 중 절반이 여전히 월 100만원 미만의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극인들 개인의 생계유지뿐 아니라 경력 발전을 위해서라도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 산업 진출은 활발…연극인 90% 예술 관련 분야 종사

연극인들의 문화 산업 등 타 분야로의 진출은 활발했다. 연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연극계 종사자들의 타 분야 종사 경험은 551명 중 414명으로 75.1%에 이르렀다. 종사 건 수는 총 761건으로 1인당 약 1.84건에 달했다.

종사 분야는 영화나 뮤지컬, 음악, 공연 등 문화산업과 기타 예술관련 분야가 89.4%에 달해 다양한 분야에서 연극계 종사자들이 중요한 공급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문화 산업에서 일하는 연극인 중 자신의 경력발전에 계기가 된 작품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411명(74.6%)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인 223명(54.3%)는 해당 작품이 보조금 등 정부지원을 받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연극계 관계자는 “연극계 종사자는 보조금 지원을 받는 작품활동을 통해 개인의 경력발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 “정부지원은 개인 경력 발전 연계의 주된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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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 미만의 월수입…끊기는 경우도 허다해

연극인들의 문화 산업 진출은 활발하지만 삶의 수준은 여전히 피폐했다. 조사 응답자 551명 중 309명(56.1%)의 월평균 소득이 100만원에도 못 미친 것. 이마저도 정기적으로 받는 연극인은 소수에 불과했다.

조사 응답자 중 정기적인 소득을 올린다고 답한 이는 551명 중 59명으로 10.7%에 머물렀다. 반면, 공연활동에 따라 비정기적으로 보수를 받는 이는 393명(71.3%)이나 됐다. 심지어 무급으로 활동을 이어가는 연극인도 68명(12.3%)에 달했다.

이에 정부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극인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연극계 종사자 개인의 경 력발전을 위한 정부지원의 중요도에 대한 응답자 중 397명(72.1%)이 “정부지원을 통한 연극활동이 개인의 경력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주로 정부지원을 받지 않은 연극계 종사자들의 69.6% 역시 “개인의 경력발전을 위해 정부 지원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연극인 개인의 수혜여부를 떠나 연극분야 등 기초예술에 대한 정부지원의 중요성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예술위 관계자는 “연극계 예술인들이 창작, 무대 등 작품활동에 집중하면 기초예술진흥뿐만 아니라 영화, TV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도 연극계 종사자들이 타 분야 진출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연극계 종사자 활동분야별 특징을 고려하기 위해 직업군 분류와 지원금 비수혜자 집단을 포함하는 등 다양한 집단의 관점에서 수집된 자료를 분석해 결과의 객관성과 타당성을 제고했다.

정등용 dyzpower@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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