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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400억원짜리 벤치신세 손흥민, 독일로 유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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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와 이적 협상 진행]

부상 없고 유니폼만 바꿔입었는데 연봉과 이적료에 비해 활약 저조

레버쿠젠 땐 11골, 지난 시즌 4골

獨, 예상보다 적은 250억원 제시… 협상 안되면 토트넘 잔류 가능성

조선일보

손흥민이 28일 대표팀 합류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모자를 눌러쓰는 모습. /송정헌 기자


'400억원의 사나이' 손흥민(24)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프리미어리그) 토트넘으로 이적한 지 1시즌 만에 손흥민의 독일 프로축구(분데스리가) 복귀설이 나온다. 인사이드 풋볼 등 축구 전문 매체들은 27일 "손흥민이 올해 여름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하는 데 동의했다"며 "양 구단 간의 합의만 남겨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프리미어리그 관계자도 "손흥민과 볼프스부르크 구단 사이에 협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손흥민은 27일 리버풀 홈경기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출전하지 못했다.

문제는 이번 이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진' 때문에 추진됐다는 인상을 준다는 점이다. 선수의 시장가치라고 할 수 있는 이적료 예상 금액도 100억원 가까이 줄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의 이적료로 2500만유로(약 320억원)를 요구했지만, 볼프스부르크는 "2000만유로(약 250억원)까지만 지급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토트넘이 손흥민의 이적료로 레버쿠젠에 3000만유로(약 400억원)를 지급했던 것과 큰 차이가 있다. 토트넘은 80억~150억원의 손해를 감수해야 할 입장이다.

지난 1년간 손흥민에게 큰 부상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독일과 잉글랜드의 수준에 큰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유니폼이 바뀌었을 뿐이다. 왜 토트넘은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이자 당시 구단 사상 최고액인 400억원을 주고 야심 차게 영입한 손흥민을 1년 사이에 내보내려고 하는 걸까.

객관적 수치로만 봐도 손흥민의 활약은 크게 줄었다. 2014~2015 시즌 레버쿠젠에서 28경기를 선발 출전한 그는 토트넘에서 13경기만 선발로 나왔다. 오히려 교체 출전이 15경기로 더 많았다. 공격수의 존재 이유라 할 수 있는 골은 레버쿠젠 시절 11골에서 4골로 줄었다. 사실상 '벤치 멤버'가 된 셈이다. 한준희 KBS 해설 위원은 "400억원이라는 큰돈으로 벤치 멤버를 둘 수 없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적료와 높은 연봉에 비해 활약이 너무 저조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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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토트넘의 전술에 적응을 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과거 레버쿠젠처럼 빠른 역습을 구사하는 전술과 달리 토트넘은 공을 갖고 패스를 통해 골을 만드는 전술을 주로 쓴다. 조직에 완전히 녹아들지 않으면 적응이 어렵다는 의미다.

올림픽이라는 손흥민의 승부수도 통하지 않았다. 손흥민이 이번 2016 리우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거둬 병역 면제가 됐다면 손흥민의 가치는 더 올랐을 것이다. 과거 박주영의 경우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로 병역 면제를 받자 소속팀 아스널은 박주영의 전 소속팀 AS모나코에 300만유로(약 37억원)를 추가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단 입장에선 손흥민은 언젠간 군대를 가야 할 선수다.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을 가능성도 있다. "손흥민의 높은 이적료와 연봉을 다른 구단이 맞춰주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온다. 프리미어리그 이적 시장은 9월 1일 마감된다.

[임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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