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침수·산불피해 예측…軍으로 간 슈퍼컴 "재난대응 이상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KISTI HPC센터 '재난 대응 의사결정지원시스템' 개발 ]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폭염 24일, 열대야 32일, 그칠 줄 모르던 '찜통더위' 기세가 지난 주말 한풀 꺾이면서 우리 군(軍)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폭염과 극심한 가뭄으로 발생한 산불을 이용해 북이 화공도발을 일으킬 우려가 줄었기 때문이다. DMZ(비무장지대)에서의 화재는 우리 군이 설치한 CC(폐쇄회로)TV를 전소시켜 막대한 물적 피해를 입힌다. 국방부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간 북한군의 화공도발은 총 13건으로, 피해액은 9531만원에 이른다.

#, 역대 가장 더웠던 8월 한 달 간 미국도 27개 주에 폭염 특보가 발령되는 등 ‘타는 듯한 더위’에 시달렸다.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부르는 폭염은 미군에게 IS(이슬람국가) 및 텔레반과 같은 경계대상 1호다. 지난해 미국 백악관이 발행한 ‘변화하는 기후의 국가안보 시사점’이란 제목의 보고서는 “폭염 등으로 나타나고 있는 기후변화가 이미 존재하는 스트레스 요인을 심화시키고 정치적 불안정을 증폭시켜 테러리스트들이 해외에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며 “기후변화 때문에 미군 활동이 본질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폭염 등 기후변화가 국가 안보와 직결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관련 기상정보를 활용해 군부대 사정에 맞는 대책과 전투력을 보안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8일 국방부(KAF) 공군기상단과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재난대응HPC연구센터에 따르면 고성능컴퓨팅(HPC), 빅데이터, 혼합현실 기술 등을 결합한 ‘재난 대응 의사결정지원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공군기상단과 KISTI는 작전기상·작전운영시스템(2014~2015년), 공군기지 침수예측 및 가시화 기술(2015~2016년) 등에 이어 국가 안보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임진강 유역 홍수 범람 예측 및 가시화 기술, 풍수해 대응 의사결정지원시스템 등을 내년까지 추가로 개발, 2018년부터 현업에 시범적용할 계획이다.

모든 군사작전에서 요구되는 군 기상정보는 현재 공군기상단에서 제공하고 있다. 공군기상단의 기상 예측 기술의 정확도는 매우 높은 편이나, 산불 및 침수 피해를 예측하는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 때문에 공군기상단은 이를 민군 부처연계기술개발사업으로 보완키로 하고, KISTI와 2013년부터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조민수 KISTI 재난대응HPC센터장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우리 군에게 위협이 되고 있는 극심한 가뭄과 집중호우에 의한 산불과 침수, 북의 화공도발과 수공도발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재난 대응 의사결정지원체계를 개발했다”며 “앞으로 2년간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추가적인 종합 점검과 최적화 작업을 지속해 최상의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재난 대응 의사결정지원시스템은 자료수집→재난예측→위험분석→결과표출 서비스가 연계된 형태의 통합플랫폼이다.

이 시스템의 특징은 과거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준 태풍 및 집중호우 등의 사례를 선정해 1km 해상도 WRF(Weather Research and Forecasting) 모델 기반의 고해상도 예측 자료를 10분~60분 간격으로 생산하고, 자료동화(관측 자료를 실제 모델에 이용하는 과정) 기술을 도입해 정확도를 향상시켰다는 것이다.

시스템은 △실시간 관측·센서 데이터 전처리 기술 △실시간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HPC 기반 고해상도 통합 ‘기상-산불확산 예측시스템’ 및 ‘기상-해일·범람 예측시스템’ △재난 위험도 최적화 분석 모델 △스마트 조언 기술을 이용한 사전 발생·사후 확산 위험도 분석 기술 △MR(융합현실) 기반 방재 정보 가시화 기술 △지형 및 관측 예측 통합 데이터 가시화 플랫폼 등 최근 가장 핫한 ICT(정보통신기술)가 모두 동원됐다.

시스템 작동은 총 3단계로 이뤄진다. 우선 사용자는 위성사진과 레이더 영상 등의 관측자료로 원하는 지역의 재해 진행 상태를 확인한 뒤 산불이나 침수 발생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산불·침수 위험 전개를 신속하게 분석한다.

이어 ‘예측모델링시스템’에서 자료 동화를 위한 자료 선택 및 모델링을 수행한다. 이어 강수예측자료를 다운로드해 홍수범람모델을 수행한다. 이 과정을 마치면 결과물은 자료표출시스템에서 3차원(D) 입체화면으로 가공돼 컴퓨터 모니터로 확인하거나 스마트폰 등 이동형 디지털기기 화면으로 전송된다.

조민수 센터장은 “한반도 지역 1km 수준의 고해상도 기상 모델 구축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며 “의사결정을 책임져야 하는 군 지휘관의 재난 위험 관리 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의사결정지원시스템은 군용으로 개발됐지만, 민수 분야로 확대해 활용할 가능성도 높아 주목된다. 조 센터장은 "그동안 슈퍼컴퓨터는 기상예측 분야에서 주로 활용돼 왔지만, 대규모 시뮬레이션 개발이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사회 현안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도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류준영 기자 joon@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